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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늘리고, 부동산 자산 줄여야하는데... 한국 가구주 고민UP

- 한국 가계의 주식 비중 2.3%... 미국(4.3%), 호주(7.1%)보다 낮아

- 가계자산이 부동산 편중돼 경제적 충격에 흔들려... 자산 재구성 필요

  • 기사등록 2019-03-20 08: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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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최성연 기자]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14.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불과 6년 후인 2025년이면 65세 이상의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이다. 

세상에 오래 사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 노후를 가난과 질병에 시달린다면 장수는 더 이상 축복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오늘날 시니어 세대들이 은퇴 후의 자산 관리에 무엇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 한국의 가계 간 자산 평등도는 ‘양호’


통계청이 지난 2017년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국립싱가포르대의 크리스티안 바다린자 교수의 '선진국 가계 은퇴자산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총 자산은 30만6000달러(3억4800만원)로 미국(63만5000달러, 7억2300만원), 네덜란드(34만8000달러, 3억9600만원)보다 적고 비교 대상 5개국 중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중간 가계의 자산규모를 나타내는 중앙값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가계 총자산 중앙값은 18만7000달러(2억1293만원)로, 미국(19만달러, 2억1635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미국의 평균 총자산이 우리나라의 두배 이상인 반면 중앙값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으로 볼 때 미국의 자산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 내 가계 자산의 분포를 보여주는 ‘총자산 중앙값 대비 평균값 배수’는 미국이 3.3배로 가장 크고, 우리나라 및 영국, 호주는 1.6배로 비슷한 편인데, 이 값이 클수록 자산 상하위 집단 사이의 격차가 크다는 의미이다. 

또 우리나라 가계 순자산 상위 20% 집단은 전체 순자산의 60.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63.0%), 호주(62.0%)과 비슷하다. 


그러나 미국은 순자산 상위 10%집단이 전체 순자산의 74.5%를 점유, 순자산 상·하위 집단 간 자산 격차가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가계 간 자산 평등도는 미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 한국가계, 금융자산의 대부분은 전세보증금


우리나라 가계의 경우 총자산 대비 금융자산 비중이 평균 41.7%로 미국(30.2%), 영국 (33.9%), 호주(36.5%)에 비해 높다.

이는 금융자산에 전세보증금이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평균 전세보증금은 가계 총자산의 11.1% 수준이다. 즉 금융자산 중 25% 이상이 전세보증금인 셈이다. 


우리나라 가구 중 19.5%는 현재 전세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데 지난해 8월 한국감정원의 집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은 67.6%이다.


거주주택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우리나라 가구의 나머지 금융자산 중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8.9%로 네덜란드(51.1%) 다음으로 높다. 

가계 금융자산 중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저축성 및 보장성 보험’ 비중은 평균 31.7% 로 ‘예금’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규정한 저축성 및 보장성보험에는 소멸성 보장보험을 제외한 장기저축성보험, 개인연금보험, 변액연금보험, 종신보험, 일시납부 즉시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 등이 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연보 보험종류별 수입보험료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개인보험 일반 계정의 수입보험료는 특별계정 변액보험 수입보험료의 약 4배 규모에 이른다. 


이는 ‘저축성 및 보장성 보험’ 중 약 80%가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의미이며, 가용성 있는 금융자산의 투자도 안전성에 중점을 두어 예금과 보험 위주로 운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펀드의 비중은 각각 2.3%로 이는 미국(각각 4.3%), 호주(주식 7.1%, 펀드 1.1%)에 비해 낮은 편이다. 


가계 총자산 중 주식과 펀드를 합한 비중 역시 평균 1.4%로, 미국의 0.5배, 호주의 0.4배 수준에 그친다. 펀드 투자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가계는 미국 가계보다 위험회피적인 투자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2017년 한·미 펀드투자자 비교에 따르면 한국 펀드투자자는 위험회피적인 투자성향이 지배적으로 안정형은 20%, 안정추구형은 43% 이다. 


반면 미국 펀드투자자의 안정추구형은 20%에 불과하고, 33%는 평균이상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가계 금융자산은 예금과 저축성 및 보장성 보험에 편향되어 있다. [자료=가계금융복지조사, Badarinza, 더밸류뉴스]

◆ 재테크 1순위는 부동산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실물자산 전체로 봤을 때 우리나라 가계의 실물자산 비중은 평균 58.3%로 5개국 중 낮은 편이다. 


하지만 부동산(거주주택+거주주택 외 부동산)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가계 총자산 대비 평균 부동산 자산 비중은 51.3%로 5개국 중 가장 높다. 그밖에는 미국(43.8%)과 영국(37.4%), 호주(50.4%), 네덜란드(45.5%)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거주주택 외 부동산 비중’은 평균 13.5% 로 4개국 평균의 3.3배 수준에 이르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미국의 거주주택 외 부동산 비중은 3.2%, 영국 2.8%, 호주 7.9%, 네덜란드 2.2%이다. 


전체 가계 중 거주주택 외 부동산을 보유한 가계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열 가구 중 세 가구 이상이 거주주택 외 부동산을 보유(32.3%)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월등히 높다.

거주주택 외 부동산 유형별로 보유 비율을 살펴보면, 토지가 17.3%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아파트(9%), 단독주택(5.9%) 순이다.


한국은 거주주택 외 부동산의 보유 비율이 선진 4개국에 비해 가장 높다. [자료=가계금융복지조사, 더밸류뉴스]

◆ 한국가계 은퇴자산 비중 24.1%, 미국가계의 58% 불과


은퇴자산이란, 가계가 은퇴 후 활용할 수 있는 장기 저축성 금융자산으로 정의할 수 있따. 은퇴자산에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및 IRP(개인형퇴직연금) 보유액과 개인연금(세제 적격 및 비적격 연금) 등이 포함된다. 


퇴직계좌(DC 및 IRP) 자산은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가계 금융자산의 3.3%, 개인연금은 20.8%를 차지해 전체 은퇴자산 비중은 약 24.1%이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 중 41.5%(퇴직계좌 38.8%+생명보험 2.7%)가 은퇴자산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은퇴자산 비중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퇴직연금(연금자산) 비중은 3.8%에 그치지만, 생명보험 및 연금 비중은 21.1%에 이른다. 반면 선진 4개국은 대체로 생명보험 및 연금 비중이 낮고 퇴직연금 비중이 높다. 


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각국의 사적연금 제도와 연금 가입률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 4개국은 퇴직연금이 의무화되어 있거나 자율적 가입률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제도가 법제화된 것이 2005년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아 생산가능인구의 17.1%만 가입한 상태다. 

추후에는 퇴직연금 가입률이 높아지고, 퇴직 연금을 포함한 가계 은퇴자산 비중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또한 한국경제신문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기획한 중산층 자산관리 설문조사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39.4%는 퇴직계좌를 운용할 때 무조건 원금이 보존되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원금손실을 감수하며 시장수익률(주가지수)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는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부동산 편중 개선하고 사회적 담론 만들어가야 


우리나라의 가계 자산 구성과 운용은 다른 나라보다 부동산에 편향되어 있어 경제적 충격에 대한 방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금융자산 운용은 안전자산 위주이며, 주식형 자산 투자에 소극적이어서 자산의 성장 잠재력도 부족하다.

은퇴자산의 축적금액도 적으며 은퇴자산의 구성과 운용방식 또한 안정지향이거나 관심 자체가 부족한 경향이 높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계자산 구성 및 운용은 장수 리스크에 대한 극복이 어렵고 고령화 및 저성장 사회에 적절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향후 초고령 시대에 와서 노인빈곤이 사회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전반적인 은퇴자산 재구성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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