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두고 건설∙중공업 등의 계열사간 희비가 달라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이번 증자로 대규모 자본을 확충함에 따라 유동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반면, 지주사 두산은 신용도 하락에 대한 리스크에 놓였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증자를 통해 6000여억원을 조달하지만,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절반인 3000억원을 떼내야하는 만큼, 재무개선폭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운영자금조달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중공업의 총 증자규모는 6084억원(보통주 5432억원, 전환상환우선주 632억원)이고, 두산건설의 증자규모는 4200억원으로 이중 3000억원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조달 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두산건설이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626.2%에서 215.0%로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부채총액은 2조150억원에서 1조5950억원으로 감소해, 차입금의존도는 36.5%에서 18.6%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기자본은 기존 3218억원에서 7418억원으로 늘어 130%가 늘어난다.
이어 나신평은 두산은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로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가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유상증자 시 두산의 재무여력 감소 가능성, 주요 자회사의 신용도 저하 가능성 등은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의 경우 이번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187.8%에서 155.9%로 줄어들 전망이고, 순차입금 의존도는 33.2%에서 30.7%로 축소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차입금이 4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차입부담 완화는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두산건설 지원분을 제외한 실질적인 유동성 확충은 3000억원 규모로 자기자본 3조9000억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