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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몰려온다] ①왜 카풀 기사는 극단적 선택했나

- 카카오 카풀영업으로 생계 위협

- 공유경제 확산으로 대량 해직, 구조조정, 파산 공포 확산

  • 기사등록 2019-02-07 14: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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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불법 카카오의 카풀에 반대한다. 나의 분신이 택시업계 권익 지키기에 기여하기 바란다."

한겨울의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던 지난 1월 11일 서울의 광화문 도심 광장 인근 도로변. 

택시 기사 임정남(64)씨는 스스로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을 했다. 택시 기사를 평생 직업으로 성실하게 일상을 보내던 60대 가장은 이날 유서를 남기고 세상과 이별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그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다음날 오전 5시50분께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그는 이송될 당시 이미 중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 차내에는 녹아서 납작해진 기름통과 기름통 뚜껑, 가족들에게 남긴 짧은 글 등이 적힌 다이어리가 발견됐다. 분신 시도를 하기 전 임씨는 택시 기사 동료들에게 카카오에 대한 원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11일  서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주변에 마련된 택시기사 고(故) 임정남씨 분향소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다음날, 불법 카풀영업 척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임씨가 동료들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음성 메시지에는 임씨가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소통한다더니 웬말이냐"며 "60대가 주축으로 이뤄진 택시기사들은 다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고 호소하는 내용이 흘러 나왔다. 

택시기사가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택시기사 최모씨(57)가 여의도에서 분신 사망했다. 


◆ 공유경제, 기존 업계에는 구조조정, 해직 공포 


임씨의 사례는 최근 한국 사회에 불어닥치고 있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명암(明暗)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공유경제란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다시 말해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카풀은 공유경제의 한 단면이다. 카풀은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다니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스마트앱을 통해 비슷한 목적지로 향하는 차량을 불러 택시처럼 이용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공유경제는 소비자에게 지출액 절감과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기존의 업계 종사자에게는 대량 해직과 구조조정, 파산의 공포를 가져다주고 있다.  


◆ 숙박, 자동차 임대, 사무공간 임대 등로 전방위 확산


공유경제는 택시운송업계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 

숙박업의 경우 글로벌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가 국내에 진출한 상태이다. 2017년 말 기준 서울 시내에만 3만735호실의 호스팅이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 2010년 대비 102만4400% 급증했으며 전년비 52.08% 증가한 수치이다. 


서울 시내 에어비앤비 숙소. [사진=더밸류뉴스]

서울 등 도시지역에서는 민박 영업자가 내국인을 상대로 숙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와 같은 도시민박업의 위법 영업을 제도화하려는 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관련 제도와 규정은 미비한 상황이다.


‘카쉐어링’이라 불리는 공유경제 자동차 임대업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2대 주주인 쏘카와 롯데렌탈의 자회사인 그린카가 양대 산맥으로 대기업 위주의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카쉐어링 회원수. [사진=더밸류뉴스]

◆ 금융업에도 공유경제 확산


카쉐어링 서비스의 회원수는 2017년에 4800만명을 기록했으며 전년비 9.09% 증가했다.

카쉐어링의 경우, 기존 렌트카 사업의 일 단위 대여를 시간단위 대여로 세분화, O2O(Online to Offline) 외에는 기존 렌터카와 동일한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숙박업과 달리 카쉐어링 사업의 경우 기존의 임대업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도 공유경제에 해당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쉽게 말해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뜻이다.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P2P 대출 규모. [사진=더밸류뉴스]


P2P대출이란, 크라우드 펀딩 종류 중 하나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P2P대출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의 대출이다. 대출형 크라우드펀딩(P2P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4조2726억원을 돌파했으며, 지난 2015년 대비 1만1354.69% 급증했다. 현재 P2P 대출의 빠른 성장세에 따른 보완 법규를 발의 중이다.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규모. [사진=더밸류뉴스]


최근 와디즈, 텀블벅 등의 후원・기부형 크라우드펀딩도 첨단기기, 생활용품, 출판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총 후원자 수와 총 후원금은 각각 44만5040명, 147억원으로 전년비 316.99%, 122.73% 증가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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