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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요즘 제 주변에는 계좌가 퍼렇게 물들어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은 지인들이 많습니다. 지인들은 주식투자 칼럼을 쓰는 저에게 고민을 종종 의논해 옵니다. 제가 이제까지 투자를 하면서 배운 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 친구 이제주(가명)는 나이는 30대 중반이며 대기업 식품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여성으로, 기혼이며 이제 주식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제까지는 회사 동료들의 추천주에 의지해 왔다고 합니다. 

 

(차예지, 이하 차) 안녕, 제주야! 오랜만이야. 회사일은 여전히 바쁘지? 

(이제주, 이하 이) 예지야 잘지냈지? 연말이라 처리할 일이 더 많네. 주식에는 통 신경도 못 썼어. 그래도 더 이상은 미룰수 없다고 생각해서 나도 이제 주식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어. 


: 오 그렇구나. 내가 예전부터 가치투자를 해보라고 노래를 불렀던 보람이 있구나. 갑자기 왜 그런 결심을 한거야? 


: 아무래도 월급만 가지고 살기에는 미래가 불안하더라고. 그래서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들 얘길 듣고 무작정 투자했는데 그랬다가 계좌가 엄청 깨졌어. 공부를 좀 하고 투자하는 게 옳다고 생각이 돼서 내년부터는 나도 가치투자자로 변신하려고. 

: 좋은 결심을 했구나. 회사 다니느라 무척 바쁠텐데 주식 공부를 하기로 했다니 큰 결심을 했네. 자 그럼 가치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우선 가치투자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니? 


: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비쌀 때 파는 것 아니니? 


: 응 그래. 맞아. 좋은 회사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게 핵심이지. 공자님 말씀같지만 말이야. 


: 그런데 저평가된 주식을 어떻게 발굴해야되? 신문에 나오는 추천주나 증권사 보고서에 나오는 추천주는 이미 많이 오르거나 오르는 중인 경우가 많더라고 


: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런데 종목 선정은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일이야. 그래서 종목 선정이 의미가 없다는 전문가까지 있어. 괜찮은 20~30개 종목으로 분산투자를 한 다음 거기서 오르는 게 걸리길 바라는 거지.


우선 친숙한 기업에 투자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제주 너 같은 경우는 식품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그쪽 업계에 대해서는 빠삭하지 않니?

나 역시 내가 알기 쉬운 식품회사에 투자 비중을 싣는 편이야. ‘월가의 영웅피터 린치도 부인이 쓰는 스타킹 회사에 투자했다가 큰 돈을 벌었다고 해. 저평가 된 회사를 찾는다고 꼭 잘 모르는 종목을 찾을 필요는 없어.


다만 회사를 안다고 시장도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해. 나는 매일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산 종목을 확인해서 주도주가 뭔지 참고해. 장기적으로는 내재가치가 주가를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거든.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은 사건이 터지면 시황도 많이 참고해. 


: 그렇구나. 아무래도 식품업계라면 내가 잘 알고 있지. 사실 동료들에게 추천받은 회사는 00제약, 00부품 회사 등 내가 잘 모르는 데가 많았어. 


: 그 외에 공시도 자주 확인해야해. 다만 후행성이라는 것을 잊지말고. 린치는 백미러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언제나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지. 다만 유명 주식 투자자 중에는 증권면 기사나 시황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그들이 대충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가치투자의 아버지벤저민 그레이엄은 2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에 투자하라고 하는데 20년치까지 기업 보고서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겠지? 초보는 무조건 많이 봐야겠지. 

: 알겠어. 그런데 공부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주식투자 할 때 공부하란 얘기를 많이 듣는데 뭐부터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 


: 학교도 졸업한지 오래됐는데 또 공부하려니 참 어렵다 그렇지? 우선 경제신문을 챙겨보는게 중요해 


: 그렇구나. 신문에서는 증권면만 보면 되니? 


: 신문은 전체를 다 보는게 좋지만 특히 산업면과 국제면, 증권면은 눈여겨 봐야 된다고 생각해. 해외주식을 할 때는 국제면에 자주 나오는 블루칩 회사를 사는게 좋아. 올해 급등한 아마존도 국제면 단골손님이었지.

또 산업면도 중요한데 예를 들어 대기업이 외부에서 새로운 CEO를 데려왔다면 기존 경영진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지. 비록 최근 경영 실적이 좋게 보였다고 해도 말이야. 


: 증권면이 가장 중요할지 알았는데 산업면과 국제면도 중요하구나. 그렇다면 주식은 언제 사는게 좋을까? 싸게 사는게 좋다고 해서 나는 보통 최고가보다 조금 싸지면 사는 편이야 


: 보통 초보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 한번에 사서 쭉 들고 있는데 분할로 사고 파는 것이 정답에 가까운 것 같아. , 분할 매수가 오늘 사고, 또 내일이랑 모레 이렇게 사라는게 아니야. 그것보다 훨씬 기간을 길게 가져야되. ‘마법의 투자공식을 만든 조엘 그린블라트는 3개월마다 7개 주식을 매수해서 10개월에 총 20~3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식으로 했어. 또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면 주식시장의 바겐세일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 


: 주식시장에도 바겐세일 기간이 있니? 


: . 물론 백화점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올해로 치자면 지난 6월의 브렉시트 결정이 났을 때가 바겐세일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지. 소송이나 최고경영자(CEO) 교체 같이 일시적인 이유로 주가가 빠질 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워렌 버핏은 100달러 짜리를 50달러에 사면 손해볼 일이 없다고 말해. 그러니까 주식을 싸게 사되, ‘정말 싸게사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설사 주식을 잘못 골랐다고 하더라도 손해 볼 확률이 줄어들지.


존 템플턴 경도 그냥 싼 주식이 아니라 최고로 싼 주식이라고 강조했다지. 다만 주가의 바닥과 천장을 아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없다는 말도 기억해야 해. 그레이엄도 일반 대중이 시장을 예측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했어. 위대한 경제학자인 존 케인즈조차 1929년 대공황을 예측하지 못해 재산의 70%를 날렸어. 

: 그 유명한 케인즈도 대공황을 예측하지 못했구나. 그런데도 버핏은 투자만으로 갑부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 


: 나도 그래서 무슨 일이 터지면 그 분 인터뷰부터 찾아봐. 200810월에도 버핏은 뉴욕타임스에 미국 주식을 사라. 나는 사고 있다고 글을 썼었어. 그는 실제로 제너럴일렉트릭(GE)30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고. GE가 망한다는 것은 미국의 부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네. 솔직히 이런 것은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거 같기도 해.

 

버핏2013오마하헤럴드

럿거스대학생오마하헤럴드

워렌버핏과 버크셔해서웨이 임직원들. [사진=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

 

건전한 주식 포트폴리오도 시가 평가액이 오르내리니까 급락해도 걱정하지 말고 급등해도 흥분하지 말라고 그레이엄도 말했지. 예전에는 투매가 일어나면 나도 공포에 휩싸였는데 가치투자를 공부하고 나니 요즘같은 조정기가 와도 언젠가 또 오르겠지 하고 마음이 다 여유롭다니까. 또 사고싶었던 주식이 있으면 살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 물론 계좌가 퍼런 것을 보면 기분이 나빠질 때도 있지만 


: 나도 요즘 마음이 몹시 안좋았는데 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리고 주식투자는 특히 여유자금으로 하는게 중요해. 잠시 후에 써야할 돈이나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돈은 투자하면 안돼. 그리고 주식시장 폭락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데 폭락하면 저가매수를 할 자금을 항상 준비해 둬야 해. 여유자금이 없다면 차라리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아 


: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잘 알겠어. 그리고 역발상 투자를 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게 도대체 어떤걸 말하는 거야? 


: 한마디로 다른 사람들과 반대로 투자하는 거야. 남들이 공포에 휩싸일 때 사고, 남들이 다 살 때 나는 파는거지. 그런데 이게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브렉시트 때만 해도 세상이 망할거 같았잖아. 그래서 주식이 박살나니까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까지 있었어. 그런데 브렉시트 얼마 안가서 진정되고 주가도 이전보다 더 오르기 시작했잖아. 2008년 금융위기도 6개월이면 다 회복됐어 


: 주식시장이 그렇게 빨리 위기에서 회복됐었니? 


: 그렇다니까. 전세계적으로 11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위기 뒤 곧바로 회복이 됐어. 베를린 봉쇄를 제외하고는 오일쇼크, 걸프전쟁 등이 일어난 후에도 사건발생 1년 후 시장이 22.9%에서 43.6%까지 올랐어. 9·11 테러 때는 주식시장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1달밖에 걸리지 않았지.


그러니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며 남들과 반대로 갈 수 있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수 있지. ‘유럽의 버핏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금의 70%는 대중과 반대로 했다고 했어.


다만 역발상이라고 무조건 대중과 반대로 가면 안돼. 예를 들어 자동차가 전차를 대체할 것이 분명해지며 한때 인기 있었던 시내전차 회사 주식이 아주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게 됐어. 이때 역발상 투자를 한답시고 매수에 나서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 역발상 투자는 자신이 가는 방향이 확실하다는 강한 근거가 있을 때만 해야되 


: 그런데 이미 마이너스 난 주식들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사람들이 좋다고 말한 것들을 몇 개 사뒀는데 요즘 조정이 와서 다 마이너스야. 손절선이 생명선이라고 하던데 손절을 해야 하는걸까? 만약 한다면 어느 선에서 해야 할까 


: 나는 주로 물타기를 하는데 추세 매매를 하는 제시 리버모어 같은 사람은 물타기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하기도 해. 투자대가 윌리엄 오닐같은 경우는 7~8% 이상 떨어지기 전에 손절매를 한다고 하더군. 그런데 버핏같은 경우는 마이너스가 난다고 절대 주식을 팔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는 갖고 있던 주식이 싸지면 오히려 기뻐하며 더 산다고 알려져 있어. 나는 주로 우량주를 사기 때문에 다소 오르내림이 있어도 그냥 두면 플러스를 기록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하지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에서 좋다고 해서 산 묻지마 투자라면 손절이 답일수도 있겠다 


: 음음 손절이냐 물타기냐 그것이 문제로다. 매수 시기에 대해서는 알았고 매도 시기는 


: 매도 시기는 그 기업의 가치가 변했다고 생각될 때야. ‘가치투자의 아버지벤저민 그레이엄 같은 경우는 주가가 50% 상승하거나 매입 후 2년이 지나면 매도 타이밍을 보고, 무배당이 실시되거나 기업 실적이 대폭 줄었을때도 판다고 해. 사실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면 유명 투자자들은 주식 보유 기간을 영원히라고 해. 제대로 된 종목을 고르기만 했다면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는 거지 


: 영원히라! 하긴 필립 피셔라는 사람이 계산기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주식을 30년 동안 들고 있었던 걸로 유명하단 얘기를 들어본 것 같아. 팔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눌렀는지 정말 대단한거 같아. 


: 그러게. 나도 사실 그정도까지는 아직 자신이 없네. 일단 3년 이상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버핏이 스승으로 꼽는 필립 피셔 등 많은 유명 투자자가 3년 이상을 들고가는 것을 목표로 했어. 피셔는 주식을 샀으면 최소 3년은 봐야 한다. 훌륭한 회사를 너무 일찍 파는 것만큼 큰 실수도 없다.”고 말했지 


: 장투가 정답이구나. 잘 알겠어. 그런데 애널리스트 전망은 참고할 필요가 없니? 보통 투자자들이 증권사 보고서를 많이 보는데 너는 전혀 언급이 없길래. 


: 글쎄. 나는 애널리스트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데이비드 드레먼의 분석에 의하면 애널리스트가 합의한 예측치가 4분기 연속 5% 차이 안쪽으로 들어맞을 확률이 130분의 1에 불과했대. 5년 뒤 이익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뉴욕주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것보다 10배 이상 어렵다고 하네. 또 린치는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오르는 종목을 분석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이들이 외면할 때가 그 주식에 투자할 때라고 해 


다만 증권사 보고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 그 기업이 속해있는 업종이나 산업의 주가수준이 증권가에서 내리는 평가에 의해 결정되거든 

PER같은 지표도 참고사항은 되지만 완전히 믿을 것은 못되. 증권가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퍼졌을 때는 PER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거든. 또 낮은 PER가 언뜻 보기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경고일수도 있어 


: 오직 자신의 분석만을 믿어야겠구나. 그렇다면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에는 어느 쪽이 나을까? 


: 보통 중소형주 쪽에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또 등락폭이 커서 오를 때 대형주보다 더 잘 오르기도 하고. 하지만 대형기업일수록 약세장에서 덜 빠지기도 하고 분식회계 위험도 적기 때문에 초보인 경우에는 나처럼 대형주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야. 버핏도 코카콜라 같은 종목으로 부자가 됐는데 꼭 숨겨진 종목만 찾을 필요는 없어.


그레이엄은 향수가 아니라 식료품을 사듯이 실용적으로 주식을 매수해야 하고, 우량 채권과 대형 우량주만으로 단순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도 좋다고 했어. 


: 이제야 조금 가치투자가 뭔지 감이 잡히는 기분이네. 고마워. 그런데 이렇게 많은 걸 알아야 하니? 아무리 시간을 낸다고 해도 회사일이 많아서 다 공부할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다. 


: 그렇다면 버핏이 추천한대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어떠니? 네게 보여주려고 미국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가 나는 ‘SPDR S&P500 ETF Trust(SPY)’ 그래프를 가지고 왔어. 인덱스펀드는 선택의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지. 게다가 수수료도 싸고 최소한 시장 수익률은 따라갈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대안이라고 봐.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인 버튼 맬킬은 인덱스펀드가 액티브펀드보다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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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야후 파이낸스]

 

 

: 주식 공부를 해보되 너무 어려우면 인덱스펀드도 대안이 되겠다. 앗 이제 슬슬 헤어질 시간이네? 총정리 부탁해. 


: 괜찮은 기업을 엄청 싸게 사서 아주 오래 보유하자!가 핵심이 되겠네. 그레이엄 식으로 하자면 ‘1달러 가치가 있는 것을 50센트에 매입하는 단순한 거래를 몇 번이고 반복하기가 되겠고. 성공투자하길 바랄게!


[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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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9 0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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