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도와 중국을 시작으로 외국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을 본격 확대한다. 미국 내 제조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제품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FDA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의료 제품 및 식품을 생산하는 해외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도와 중국에서 시범 운영된 ‘해외 불시 점검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조치로, 향후 모든 외국 제조업체에 미국 내 업체와 동등한 수준의 규제 감독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FDA가 지난 6일(현지 시각) 해외 의약품 제조시설 불시 검사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지=FDA 공식 홈페이지 캡쳐]
FDA는 이번 조치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 미국과 해외 기업 간의 검사 조건을 일원화해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FDA는 "그동안 미국 내 제조업체는 사전 통보 없이 빈번히 실사를 받았던 반면, 외국 제조업체는 수 주간의 준비 시간을 가진 후 실사를 받아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며 "이러한 차별적 검사 관행이 감독 절차의 무결성을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사전 통보를 받은 외국 제조업체에서 미국 내 업체보다 두 배 이상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5일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의약품 미국 내 생산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명령’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행정명령은 FDA가 해외 실사 수수료를 인상하고, 환경보호청(EPA)은 처방약 및 원료 제조시설의 건설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FDA는 △해외 제조시설에 대한 90일 이내 정기 점검 제도 구축, △연간 검사 횟수의 국가별·업체별 공개, △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이전 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공 등의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사전 통보 없는 해외 제조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은 곧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해외 간 규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미국 시장 진출 시 불시 점검을 대비한 품질관리와 대응 체계를 사전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수준의 제조·규제 기준을 상시 충족하는 것이 미국 내 사업 지속성과 신뢰 확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