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금융사 탐구] ③신협중앙회, 오프라인 늘리며 '역발상 경영'했더니 '어부바' 뜨네

-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 철수하며 생긴 '금융 공백' 파고들어

  • 기사등록 2023-11-10 00:18:44
기사수정
한국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금융그룹∙기관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금융사 탐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에게는 생산 자금을 지원하고 개인에게는 소매 금융으로 재산 증식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키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성장 과정과 미래 전략을 심층분석해 한국의 금융·자본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구본영 기자]

18세기 지구상에 자본주의가 본격 등장하면서 덩달아 영향력이 막강해진 곳이 은행(Bank)이었다. 은행은 자본가에게는 상냥했지만 서민과 돈 없는 자들에게는 야박했다. 이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고도 높았다.  


누군가가 이를 안타까워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끼리 예금하고 우리끼리 대출하자. 그러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돈을 빌릴 수 있고 은행에 담보를 안 잡혀도 된다."


이런 아이디어에 기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금융기관이 상호금융(Mutual finance)이다.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상호금융은 비전은 숭고했으나 이제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경쟁 상대인 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상호금융의 주요 고객인 서민과 중소기업을 은행이 효과적으로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 없이 신용대출을 해준다는 원래 취지와 달리 담보 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등 상호금융의 성격이 변질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과 반대로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호금융 기관이 있다. 신협중앙회(회장 김윤식)가 주인공으로 '상호금융의 종말'이란 용어가 나돌고 있는 현실과 반대로 성장을 거듭해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협중앙회 현황. 2023년 6월 기준. 

◆지난해 '매출 5조 클럽' 첫 진입... '21년 연속 흑자' 진기록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5조1512억원, 영업이익 5359억원, 당기순이익 5706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0.77%, 13.13%, 11.0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10.40%의 양호한 수익성에다 21년 연속 흑자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것이다. 최근 5년(2017~2022) 매출액 연평균증가율(CAGR)이 두 자리수(10.28%)로 고성장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신협중앙회]

이에 따라 신협중앙회의 '사이즈'도 커지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870개 신협중앙회의 총자산은 143조36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19년 이후 우상향하고 있다. 2019년 잠시 주춤하며 지난해 대비 약 500억원 감소한 3717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당기순이익 및 총자산수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은행의 오프라인 철수로 생긴 '금융 공백' 파고들며 성과↑ 


신협중앙회가 이 같은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비결은 '역발상 경영'으로 요약된다. 


신협중앙회는 수년전부터 오프라인 점포를 늘리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 온라인 거래와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은행과 금융사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속속 철수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신협의 전국 영업점은 지난해 말 1688곳으로 전년비 8곳 늘었다. 신협의 영업점 숫자를 살펴보면 1660개(2017년)→1676개(2019년)→1676개(2020년)→1680개(2021년)→1688개(2022년)로 증가하고 있다. 신협 이용자수도 2021년 1447만명으로 전년비 63만명 증가했다. 신협측은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을 이유로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대면 서비스를 축소하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중장년층 고객들이 늘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이같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적절한 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오프라인 점포이며 실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시중은행의 오프라인 서비스 철수로 생긴 '금융 공백'을 신협이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신협중앙회는 시중 은행의 관심권에서 소외돼 있는 틈새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2020년 농소형조합지원단을 신설해 자산 규모 2000억원 미만 소형 조합이 신규 점포를 개설할 경우 중앙회가 최대 50억원 한도로 특별지원대출(저금리 대출)을 하고 있다. 지난해 소형 조합에 신협중앙회가 지원한 규모는 409억원으로, 개별 조합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가장 큰 특별지원대출에 전체 지원액의 81%인 331억4000만원이 투입됐다. 이 결과 전남 강진군과 고흥군 등 4대 은행 점포가 없는 지역에서도 신협 영업점이 운영되고 있다. 


◆17년 만에 ‘경영개선 명령’ 종료… 자율경영 확보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신협중앙회는 '낭보'를 받았다. 신협중앙회에 부과돼온 당국의 ‘경영 개선 명령’ 조치가 17년만에 해제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신협중앙회는 IMF 금융위기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2001년, 2004년 경영 개선 명령을 받았다. 경영개선명령은 금융회사 재무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내리는 정부의 가장 강력한 행정 조치다. 신협중앙회는 경영정상화 계획은 이행했으나 재무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2006년 추가로 경영 개선 명령과 함께 공적자금 2600억원을 지원받았다. 


20007년 6월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9개 과제를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약정(MOU)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등과 맺었다. 이행 과제를 살펴보면 신용예탁금 실적배당제 전환, 이자율 제한, 중앙회와 조합간 연계대출 활성화, 회원조합 회비, 공제사업 수익성 제고 등 9가지였다. 현재 4가지를 이행 완료했다. 신협중앙회는 내년 말로 예정됐던 경영정상화 이행 목표 시기를 1년 반 앞당기면서 이같은 성과를 냈다. 


또, 신협중앙회는 어부바 캐릭터를 선보이며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어부바 캐릭터는 2019년 처음 선보일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CF영상에는 깜찍한 아기 돼지들이 업고 업히며 사계절 여정을 함께 한다는 스토리로 진행되는데 MZ세대를 새 고객층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 만들어진 3차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841만회에 이르고 있다. 어부바 캐릭터는 인형으로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신협중앙회의 어부바 캐릭터가 등장하는 CF 동영상. [자료=신협중앙회]

◆김윤식 회장, 청과도매 등 손대는 사업마다 '미다스의 손'


신협중앙회의 이같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김윤식 회장이다. 


30대 후반에 비즈니스를 시작해 손 대는 사업마다 성공시키며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 1999년 43세에 대구에서 대구농산물도매시장에 있는 효성청과를 인수해 매출액을 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10배 가량 늘렸다. 


김윤식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무렵 대구에서 효성청과를 운영했는데 근처에 세림신협(옛 무태신협)이 있었다. 그곳 이사장이던 후배 요청으로 세림신협 이사가 돼 처음 신협과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지난 2월 27일 대전 신협중앙연수원에서 열린 정기대의원회에서 경영 현황을 밝히고 있다. [사진=신협중앙회] 

◇김윤식 회장은…


△1956년 대구 출생(67) △대구 대륜고(1975)·신구대 물리치료학과 졸업 △매일서예대전 대상(1997) △효성청과 대표이사(1998~2019) △신협중앙회장(2018. 3~현재) △아리아나호텔 대표(2016~현재)


2018년 3월 32대 신협중앙회장에 선출됐다. 2021년 12월의 33대 신협중앙회장 선거는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졌는데, 전체 투표수 729표 가운데 무효표 4표를 제외한 100%(725표)를 얻어 재선출됐다. 아시아신용협동조합연합회(ACCU) 회장, 세계신용협동조합협의회(WOCCU) 이사, 호텔아리아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효성청과 최대주주(94.91%)이다.  


신협은 미국 출신의 매리 가브리엘(1900~1993) 수녀가 1960년 부산에 국내 최초의 신협(성가신협)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로 63년을 맞았다. 


qhsdud1324@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1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3-11-10 00:18:4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LG그룹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