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행장 박성호)이 국내 시중 은행 가운데 지난 한해 직장인들이 노후를 대비해 적립하는 퇴직연금을 운용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 1년(2020년 1월 1일 ~ 2021년 12월 31일) 퇴직연금 평균 운용수익률은 2.07%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2.03%), KB국민은행(1.78%), 우리은행(1.69%), DGB대구은행(1.62%) 순이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퇴직금)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의 금융사(퇴직연금사업자)가 운용하는 제도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이 고객사 붙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의 유형으로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근무 기간과 평균 임금에 따라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사용자가 해마다 근로자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고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방법을 정하는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자기 명의의 퇴직 계좌에 적립해 연금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3가지로 나뉜다. 2020년 12월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255조5000억원) 중 DB형(60.2%)이 압도적이고, 이어 DC형(26.3%), IRP형(13.5%) 순이다.
◆1위 하나은행,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ETF
1위 하나은행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07%이다. DB형(1.36%), IRP형(2.72%)의 운용수익률도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 '빅4'의 평균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하나은행(2.07%), 신한은행(2.03%), KB국민은행(1.78%), 우리은행(1.69%) 순이었다.
은행사 및 보험사의 경우 퇴직연금 전용 파생상품은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면서 개별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연금컨설팅의 전문화로 DC형 및 IRP형에 대한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3조8500억원 증가해 은행권 적립금 순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2위 신한은행...KB국민은행 3위, 우리은행 4위
2위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2.03%를 기록했다. DC형(2.19%), IRP형(2.68%)도 하나은행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DB형, DC형, IRP형 5년 수익률이 각각 1.61%, 2.10%, 2.01%를 기록하면서 장기 수익률에서 두각을 보였다. 특히 신한은행은 연금부문에서 체계적인 고객 관리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2월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한다.
3위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1.78%였다. 구체적으로 DB형, DC형, IRP형의 운용수익률은 각각 1.25%, 1.86%, 2.23%를 기록했다.
4위 우리은행(은행장 권광석)의 운용수익률은 DB형 1.19%, DC형 1.75%, IRP형 2.12%으로 평균 운용수익률은 1.69%를 기록했다.
제주은행(대표이사 서현주)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0.73%로 12위를 기록했다. 제주은행은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 사업자에서 떠났다. 제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은 0.01%에 불과했고 전년비 퇴직연금 적립금이 99.39% 급감했다. 특히 DC형의 원리금 보장형, IRP형 외에는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
퇴직연금사업자 중 국내 은행사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1.51%이고 부문별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DB형 1.02%, DC형 1.59%, IRP형 1.91%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대규모 유동성으로 증시 호조가 이어져왔으나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링이 포착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 이 같은 이유로 퇴직연금 사업자의 운용수익률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