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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사도 코로나19 극복할 수 있다’…화물 중심으로 실적 개선

- 지난해 매출액 절반 이상이 화물운송(57.40%)

-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물류 대란으로 운임 강세 이익

- 여객 부문 수요 2023년 정상화 예상

  • 기사등록 2021-09-23 2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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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대한항공(대표이사 우기홍)이 “항공사는 코로나19 손실주”라는 인식을 깨고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여객 부문이 마비됐던 가운데 대한항공이 연이은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상반기 영업이익률 7.75%...화물 운송 강세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 상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류대란 장기화로 해상운송은 물론이고 항공운송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대한항공은 매출액 3조8050억원, 영업이익 29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7.2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6.65%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75%로 전년비 1.08%p 증가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을 3474억원으로 예상하면서 “해운 물류 정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됨에 따라 화물 관련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쌓아온 화물 경쟁력은 신규 화물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화물 운송 가격에 따라 대한항공의 신용 등급 전망도 상향됐다. 한국기업평가(대표이사 김기범)는 지난 16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역시 신용등급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개선했다. 


대한항공의 주가도 회복세를 넘어 상승세에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저점 8299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겨울부터 우상향을 그려 현재 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주가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최근 3년간 대한항공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지난해 코로나19로 여객 부문 직격탄…여객기 개조해 화물기 운행


지난해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 사업의 핵심 부문이라고 여겼던 여객 부문이 코로나19로 마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국제선 여객실적은 2019년 동기 대비 98.20% 줄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연간 매출액은 7조4050억원, 영업이익은 2383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각각 38.57%, 52.78% 감소했다. 여객 수송실적이 전년비 77% 급감했음에도 글로벌 항공사의 적자 행진 속 영업흑자를 유지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객이 떠난 사업부의 빈자리는 화물 부문이 맡았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취약해진 여객부문에서 화물운송부문에 집중했다. 유휴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투입하고 화물기 가동률을 높였다. 지난해 9월부터는 국토부와 합의를 거쳐 국내 최초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항공 화물 운임이 증가한 것이 대한항공에게 호재가 됐다. 대표적인 화물 운임 지수인 ‘TAC 인덱스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 13일 기준 1킬로그램(kg)당 10.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킬로그램당 5.48달러와 비교하면 6개월만에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류 공급 대란이 장기화되며 물류 운임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인 물류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월 이후 20주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발현 이전인 지난해 1월에 비해 4배 이상 올랐다.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항공기 내부에 화물을 적재한 모습. [이미지=대한항공]

지난해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매출액은 4조250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7.40%를 차지했다. 2019년 전체 매출액 대비 21.30%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반면 지난해 여객 부문 매출은 2019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 대한한공 화물부문 실적추이. [그래프=더밸류뉴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3%로 2019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매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화물 부문 수익성은 대한항공 사업 전체의 틀을 바꿨다. 여객 부문은 국제 이슈에 민감하다는 구조적인 리스크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이후 한∙중, 한∙일 갈등이 연이어 터지며 여객 수요에도 민감한 변화를 끼쳤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몸집 줄이기’에 돌입하며 불필요한 비용을 관리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수는 올해 159대로 2019년 170대 대비 11대가 감소했다. 리스(장기 대여) 계약을 체결한 항공기를 반납하면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다. 항공기 대수가 감소하면 유류비 및 각종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 직원 수 역시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직원 수는 총 1만8518명으로 2019년 1만9063명 대비 500명 가량 줄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활용의 효율성을 위해서 구조적으로 항공기 대수를 감축했던 부분”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감축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 등으로 약 2조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아시아나 인수 금액을 상회하는 3조30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얻었다. 현재 매각을 진행중인 송현동부지와 왕산레저 매각이 완료되면 한 층 더 재무구조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매각 진행중인 금액은 총 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기준 306.74%의 부채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항공기를 리스(장기 임대)하는 사업 특성상 부채 비율이 높게 잡힐 수 밖에 없다.  


◆조원태 CEO, 화물운송 위주로 대처…아시아나 M&A 리스크도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조원대 대한항공 대표이사의 위기경영관리가 빛을 발했다. 조원태 대표이사는 한진그룹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조원태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꿔 띄우는 승부수를 내세웠다.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전략은 조원태 ‘픽’으로 불릴만큼 대한항공의 1등 공신으로 뽑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1일 화물전용 여객기를 운항한지 17개월만에 1만회 운항을 달성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진=대한항공]리스크도 있다.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은 대규모 인력조정과 항공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국내외 6개 경쟁당국의 심사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렇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경제분석 기간을 연장하며 승인이 연기되고 있다. 회복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여객 사업도 부담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수십년 노하우와 실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항공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적극적인 항공 사업이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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