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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경남대 교수]

나는 업무를 할 때 숫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황홀한 성과를 낼 때도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숫자는 속이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숫자가 개입되지 않는 삶의 영역이 이제는 거의 없어진 것 같다.


숫자는 속이지 않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숫자에 속을까? 숫자를 보는 안목이 없으면 사람들은 쉽게 숫자에 속아 넘어간다. 이것이 숫자의 매력이다. 이 매력은 너무 강력해서 숫자 공부 좀 한 사람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다.


게르트 보스바흐(Gerd Bosbach)와 옌스 위르겐 코르프(Jens Jürgen Korff)는 어떤 공직자가 "지난해 우리 연방주 내의 공립학교들은 2,200명의 정규직 교사를 신규 채용했습니다."라고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여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것을 예로 들어 숫자의 역설적 매력을 강조한다.(게르트 보스바흐, 옌스 위르겐 코르프 저, 강희진 역, 통계의 거짓말, 작은 책방, 2016, 19면 참조) 교육의 가치는 어디에서든지 지지를 받는 세상이라서 교사가 많아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교사를 많이 채용했다는 말에 박수를 치게 된다.

 

숫자

[이미지=픽사베이]

 

그런데 실제로는 그 공직자가 있는 주에서는 그가 말한 것처럼 2,200명의 정규직 교사를 신규로 채용했지만, 그 해에 퇴직한 교사는 2,500명이었다. 실제로는 정규직 교사의 수가 3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교사가 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선동가의 열정적인 거짓말에 마음을 다해 박수를 치는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숫자를 공부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숫자를 공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수학을 잘하지 않아도 숫자는 잘 알 수 있다. 숫자에 숨겨진 것을 들여다보려는 호기심만 있으면 숫자와 친구가 될 수 있다. 숫자와 친하면 돈도 벌 수 있다. 걸출한 가치투자자 워렌 에드워드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은 "위대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 대단한 수학 실력이 필요했다면 아마 나는 신문 배달이나 하고 있었을 것이다."하고 고백한다.


숫자, 공부하면 친해진다. 경제, 정치, 인생, 투자, 자유, 숫자. 이들 모두가 다 다음의 말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래서 애써 공부하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는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숫자와 친해지면 숫자로 우리를 속이는 선동가들에게 열정적인 박수를 보내고 마음 상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나는 그 한도 내에서 우리의 삶이 멋지게 바뀐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


*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8.03.06.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mentorfor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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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6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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