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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호(號) '새 선장' 신동원, "스타트업 정신으로 성장할 것"

- 라면 원재료 원가 상승… "가격 인상 검토 없어"

- 올해 미국 제2공장 완공 예정

- 신동원 회장, “’스타트업’ 마인드로 성장할 것”

  • 기사등록 2021-07-02 18: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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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세계 어디를 가도 신라면이 보이게 하라는 창업자 유지를 계승해 ‘글로벌 1위 라면 기업’을 만들겠다."


'농심호(號)'의 새 선장으로 취임한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일성이다. 


농심은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신 신임 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농심에 입사했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농심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국제담당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부친을 보좌해왔다.

 

그렇지만 신동원 회장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동원 회장의 '새 농심'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농심]

◆지난해 실적 양호… 1Q 실적 악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6397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 1490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18.03%, 81.12%, 76.74%를 증가해 호조를 보였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55.3%라는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달성한 견조한 실적이다. 코로나19의 불안감으로 라면 등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보관하는 ‘라면 사재기’가 이루어지고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수혜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높은 기저부담으로 올해 상황은 역전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6344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8%, 55%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평균 기대치)를 22% 하회한 수치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소맥(밀), 팜유 등 주요 원가의 상승으로 마진율이 하락하고 고정성 판관비(판매 및 관리 비용)가 큰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1분기 기준 소맥 가격은 17.70%, 팜유는 47.50% 상승해 매출원가율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농심 측은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년비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은 지난해 1분기에 코로나19로 라면을 대량 구매해 보관하는 등 실적이 일시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재작년 1분기와 비교해본다면 크게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농심의 지난 2019년 1분기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44% 감소했다. 


◆해외시장이 성패 판가름


농심이 올해 해외시장에서 얼마큼의 성장을 이뤄내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실적 악화에도 전체 해외법인 매출액은 1733억원으로 전년대비 3.30% 증가했다. 농심은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5개의 생산법인과 4개의 판매법인을 가지고 있다. 


2019년 기준 농심의 해외사업 매출액은 900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국내 생산량 증대로 해외 수출량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안양공장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안에 미국 제2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제2공장 완공에 차질 없이 진행중이며 미국 시장 공급 안정과 남미 진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농심 미국 제1공장. [사진=농심]

라면 가격 인상이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 만큼 라면 값을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재료 값이 크게 올라 현재 라면 값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꾸준히 진행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늘었다. 


농심의 최근 가격 조정일은 지난 2016년 12월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여겨져 가격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하나금융투자는 “5% 판가(판매가) 인상시 약 300억원 내외 이익 개선을 추정한다”며 “이는 올해 연결 영업이익 및 지배순이익이 각각 27%, 20% 개선되는 효과”라고 전망했다. 농심은 더밸류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격 인상은 현재 검토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동원 회장, "스타트업 마인드로 성장할 것"


신동원 회장은 농업의 창업주이자 ‘라면왕’이라고 불리는 고(故)신춘호 회장의 장남이다. 고 신춘호 창업주는 지난 3월 92세로 타계했다. 고 신춘호 회장이 보유한 농심 주식 지분은 가족들에게 상속됐다. 농심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로 신동원 회장은 농심홀딩스의 지분 42.92%를 보유하고 있다. 고 신춘호 회장은 롯데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형제 사이이며, 과거 신춘호 창업주가 ‘롯데공업’이라는 이름으로 라면 사업을 진행하자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반대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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