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빈 문화 평론가·출판 마케터
[김정빈 문화 평론가·출판 마케터] 오늘날 퇴근하고 헬스장에 들러 두 시간 꼬박 운동하는 직장인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내게 필요한 영양제를 찾아보고 챙겨 먹으며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지는 스스로를 체감하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직장인 중 열에 아홉은 꼭 작거나 큰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만성 스트레스가 곧 정신질환으로, 소화기관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든 나는 아직도 어딜 가나 젊고 파릇파릇한 나이라며 부러움을 산다. “그때 관리하지 않으면 ‘우리’처럼 돼”라고 조언하는 30대들은 훅훅 떨어지는 체력을 너도나도 자격증처럼 들이밀며 경고한다. 직장인 디스크, 직장인 비만, 직장인 위염... 병, 질환 앞에 접두사처럼 붙어버린 직장인이라는 단어가 씁쓸하기만 하다.
<어차피 운동하라고 해도 안할 너에게>(박홍균 지음, 이비락)의 저자 박홍균은 44세의 나이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썼다. 40대 중반이라는 다소 이른 나이에 말이다. 선천적인 질병이었다면 억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도 젊은 시절에는 건강의 소중함 따위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팔팔했을 테니까.
“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벽두에 이런 이야기를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회사를 사직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저의 건강상의 이유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위염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물론 치주염, 만성 비염, 전립선염, 복부 비만,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 피곤증, 허리 디스크, 위산 역류 증상, 불면증, 계절성 우울증 등으로 정상적인 회사 생활하기가 어려운 상태에 놓였습니다.”
저자는 어쩌다 이렇게 44세의 나이에 동료 직원들에게 마지막 메일을 쓰게 된 걸까. 저자는 자신이 만약 젊었을 때 누군가가 운동하라는 조언과 함께 운동의 필요성, 운동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가르쳐 주었다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 거라고 말한다. 저자의 이 말 한마디가 이 책의 집필 목표이자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가 아닐까.
<어차피 운동하라고 해도 안할 너에게>는 30대인 과거의 나와 60대인 현재의 내가 건강, 운동, 행복에 관해 문답 형식으로 나눈 이야기이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이를 먹어갈수록 떨어지는 체력과 나빠지는 건강은 ‘운동’이 아니고서야 영영 붙잡을 수 없다. 세월이 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진짜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을 귀 기울여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