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의 신용등급이 ‘BBB+’보다 더 낮아질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이 요구되면서 반등 조건과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신용평가, 대한항공 신용등급 ‘BBB+’에서 하향검토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항공운송업체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BBB+)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재무융통성 부분엔 ‘BB’를 매기며 향후 종합등급에 ‘BBB’ 혹은 ‘BBB-‘를 부여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신평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는 경제여건 및 환경 악화에 따라 장래 원리금 지급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 하향검토 리포트가 나온 후, 그 조치가 현재까지 연장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때문으로 보인다.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국제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요 위축에 따른 수익창출 부진이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여객 부문 매출액은 국제선 수요 회복 조짐이 미미한 탓에 전년비 86.0% 감소할 것”이라며 “여객 수요 기반의 노선 부대 수익과 호텔 부문의 이익 부진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긴급 방역용품의 수요가 급증하며 화물운송의 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으나, 현재 화물 구성은 일반 화물(반도체, 기계류, 농수산물 등)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운임 상승폭이 전분기비 둔화세를 보이면서 여객 부문의 손실액을 상쇄하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방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비 45.0% 감소한 1조8600억원, 영업이익은 57.5% 감소한 409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구조 저하 불가피...중장기적 관점 접근 필요
대규모 정책지원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도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은 저하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대한항공의 계획에 따라 자본확충이 이뤄지더라도 지난해 말 수준의 부채비율(871.5%)로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분기 1222.6%, 2분기 1099.4%를 기록한 바 있다.
게다가 항공운송업이 코로나19 사태와 큰 연관이 있는 만큼, 대한항공의 올해 실적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35.5%, 27.8% 하락한 8조1825억원, 185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기말 환율 급락으로 2000억원 이상의 영업외 환관련이익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개선 방안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와 그에 따른 항공운송 업황의 변동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방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종식과 이에 따른 여객 모멘텀 회복 시점을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며 “특히 대한한공이 안정적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는 체질 확보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항공주 대부분이 폭락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주가 역시 3월 20일에 저점을 찍고 다소 회복 중이나, 코로나19 사태 전 수준까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