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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 2대주주 등극... 한진칼 매입 후속

- 지배구조 개선 여지있는 계열사 순차 매입 가능성도

  • 기사등록 2019-01-06 18: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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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한진 지분을 사들이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지주사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KCGI는 특수목적법인(SPC) 유한회사인 엔케이앤코홀딩스와 특수관계인 2곳을 통해 한진 지분 8.03%(96만2133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는 한진칼(지분율 22.19%)에 이어 한진의 2대 주주에 올랐다. 한진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분율(6.87%)보다도 높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객기사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앞서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 9%(532만2666주)를 취득했다. 이후 지난달 1.81%(107만4156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을 10.81%로 확대, 2대 주주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는 조양호 회장(28.93%)보다는 적고 국민연금(8.35%)보단 많은 수준이다.


KCGI의 이같은 한진 지분 매입과 관련, 증권가에서는 KCGI가 한진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한진의 경우 한진칼과 달리 조회장 측의 지분이 높아 경영참여가 제한적일 수 있음에도 지분을 사들인 것은 '압박용 카드'라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진칼은 최근 대주주 의결권 제한이 없는 감사위원회 도입을 시도하자 KCGI가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KCGI의 지분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인만큼 한진측이 다양한 해법을 검토중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KCGI는 한진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한진그룹 전체에 KCGI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여건이 더 커졌다”며 “KCGI가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 지분을 순차적으로 사들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윤진기 경남대 법학과 교수는 “한진 대주주인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진도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KCGI가 올해 주주총회만 보고 들어오진 않았을 것”이라며 “작년이 '연습 게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모태회사로 한진택배 등을 운영하는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본업보다는 그룹과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와 업무를 하면서 차입금이 늘어나는 등 지배구조가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진의 부채는 1조7700억원 수준이다.


그렇지만 전날 행동주의펀드가 한진의 지분 매입한다는 공시에도 한진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전날과 이날 2거래일 동안 한진 주가는 12% 이상 빠졌다. 한진칼 주가도 하향세다. 지난달 27일 장중 3만34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최근 2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특히 지난 달 7일부터 15거래일 연속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던 기관은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순매도로 자세를 바꿨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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