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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화의 일상투자] 우량 기업을 싸게 하는 투자법 '가치투자'를 알기까지

  • 기사등록 2017-01-27 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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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순화 버핏연구소 대표]

제가 주식투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7년쯤입니다. 컴퓨터가 보급 된지 10년정도 된 시절이니 HTS 도입은 초창기였을 때입니다. 지인을 통해 데이 트레이딩 기법을 처음 알게 된 것을 계기로 몇 십 만원부터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투자금을 늘려 갔습니다. 

수익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투자에 대한 두려운 마음은 사라져 가고 매일 일당을 버는 재미를 느껴가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본격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여의도 증권가에서 진행하는 고액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받은 수업은 기술적 분석에 관한 수업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가치투자에 관한 개념이 전무한 시기였습니다.


수업을 듣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투자금을 더욱 늘렸습니다. 저는 이제 막 배운 실력을 과신하며 데이 트레이딩의 재미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충만해 질쯤 작전주에 걸려 투자한 금액을 하루 아침에 날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기업의 실적에는 관심이 없고 시장에서 떠도는 루머에 수급이 확장된 주식을 고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시장에서 열광하던 주식을 매입해 며칠 동안 상한가를 달리는 것을 보고 나의 투자관에 확신을 가지며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며칠만 더 기다려 보려고 하다 하루 아침에 투자금 200만원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 안타깝고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이를 통해 투자 기업을 선택할 때는 시중에 떠도는 뉴스보다 재무상태가 안전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뒤로 저는 제가 익히 알만한 기업들을 투자 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2001년쯤 삼성전자가 13만~18만원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PER, PBR도 모르던 시절 제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삼성전자였으며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음을 생각하니 그 당시 주가는 많이 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18만원 대에서 매수를 했습니다. 예전보다 상당히 조심스럽게 투자금을 늘려갔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매수한 이후 몇 달 동안 14만원대까지 조정기간을 거쳤습니다. 손실 폭이 커지니 어쩔 수 없이 기다린 면도 있으나 여러 번 생각을 해도 망할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해 오르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뒤 삼성전자는 몇 달간의 하락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40만원대까지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단기투자 익숙한 저로서는 상승하는 종목을 10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10년처럼 느껴졌습니다. 삼성전자가 40만원쯤 되었을 때 ‘주식을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매도를 결심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유할 배짱이 있었다면 현재 수익은 12배의 수익을 기록했겠지만 매도를 결심한 것은 욕심을 내려 놓은 것이었으므로 잘 선택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삼성전자에 투자한 경험은 장기 투자에 대한 매력과 우량기업을 싸게 사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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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버핏연구소]


이후 버핏의 존재를 2007년쯤 알게 되었습니다. 경험으로 느꼈던 사실들을 책을 통해 알게 되니 확신은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버핏이 말하는 가치투자 개념 중에 가장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 있다면 '우량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우량한 기업이라도 비싸게 산다면 수익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대가를 통해 확신에 찬 주장은 내가 겪은 경험에 더해져 전율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투자 기업을 정하고 나면 싸게 사기 위해 목표 자금을 여러 차례 분할매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실천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자민 그래이엄이 주장하는 안전마진을 높여주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닥에서 사는 것은 저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투자를 하다보니 버핏이 강조하는 것 중에 '젖은 눈덩이'(종자돈)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한 금액(종자돈)의 차이가 이익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1000만원일 경우 10% 이익은 100만원이지만 1억을 투자했을 경우 10% 이익은 1000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손실이 날 경우라면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량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 절실히 중요해 집니다. 제가 원칙을 잘 지켜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홍순화 버핏연구소 대표]



hsh@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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