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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칼럼] 한국형 SMR, 글로벌 시장서 '경쟁력' 확보 관건...尹 대통령도 힘 실었다

- 두산그룹, 체코 원전 수주 '사활'...19일 윤석렬 대통령 체코 방문으로 기대감 ↑

- SMR, 안전성·경제성 갖춘 차세대 원자력 기술... 2028년 상용화 가시화

- 정부, 2028년까지 5832억 투입... 한국형 혁신 SMR 개발 박차

  • 기사등록 2024-09-19 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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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작은 원자로가 친환경 에너지원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 수주 건을 두고 두산그룹, 대우건설 등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으로 SMR 등 원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삼성물산 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SMR을 주력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화오션,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도 해상 SMR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SMR이 단순히 에너지 산업의 변화를 넘어 건설, 조선, 중공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국내 정부의 지원 하에 오는 2028년부터 SMR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SMR 시장 2035년 650조원 규모로...AI·데이터센터용 수요 급증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해 여러 가지 독특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안전성 측면에서 SMR은 피동형 안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자연 순환을 통해 냉각이 가능하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제성 측면도 있다. 모듈화 생산으로 인한 공장 제작의 이점,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 건설 기간 단축 등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또한 수요에 따라 모듈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유연성은 전력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SMR의 글로벌 시장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첫 상용화 이후 본격화되었다. 러시아는 'Akademik Lomonosov'라는 부유식 SMR을 시베리아 추코트카 지역에 설치하며 세계 최초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이는 SMR의 실현 가능성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위기는 SMR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러시아 기술 수출에 제약을 가져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대구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협약을 맺은 대구신공항 첨단산업단지 SMR 프로젝트가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과 민간이 참여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4조원, 680MW 규모의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형 SMR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수연 칼럼] 한국형 SMR, 글로벌 시장서 \ 경쟁력\  확보 관건...尹 대통령도 힘 실었다글로벌 SMR 시장 전망. (단위 10억 달러) [출처: precedence reserch]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SMR 시장은 올해 68억8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4년까지 161억3000만 달러 규모(연평균 8.9%)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발표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은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 기술 확대와 이에 따른 데이터 센터용 SMR 시장은 오는 2028년부터 2033년까지 48.7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SMR 기술과 성장은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SMR 기업인 미국의 뉴스케일 주가는 최근 13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했다. 국내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전KPS 등 원전 관련 주식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체코 원전 수주 가능성이 커지면서 큰 폭의 변동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들, SMR 주력 신사업으로...글로벌 시장 공략 나선다


국내 기업들의 SMR 시장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한수원을 주축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체코 원전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루마니아 SMR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는 본 프로젝트에는 삼성물산도 같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상세설계(FEED)와 설계·조달·시공(EPC)을 담당한다.

[박수연 칼럼] 한국형 SMR, 글로벌 시장서 \ 경쟁력\  확보 관건...尹 대통령도 힘 실었다SMR 사업 참여 현황. [출처=Energy Transition Forum Korea]현대건설은 영국 SMR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의 홀텍 인터내셔널과 협력하고 있다. '팀 홀텍'을 구성해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프로젝트 경쟁 입찰에 참여 중이며, 오는 2030년 영국 최초의 SMR 건설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그룹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와 협력해 SMR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아시아 SMR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SMR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기술 개발과 생산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SMR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도 해상(부유식) SMR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해상 SMR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HD현대 역시 투자를 확대하고 NEMO(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를 설립하는 등 해상 SMR 기술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들의 조선해양 기술력이 SMR과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SMR, 탄소중립 달성 위한 '핵심 기술'로 부상...인허가·기술개발·경제성 '3박자' 필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50년까지 SMR을 포함한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이 현재의 2.5배를 상회하는 95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 'COP28'에서는 SMR이 향후 전체 원자력의 6~25%를 차지할 거라고 내다봤다. 특히 해상 SMR 시장은 도서 지역이나 해안 지역에 위치한 산업단지 등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박수연 칼럼] 한국형 SMR, 글로벌 시장서 \ 경쟁력\  확보 관건...尹 대통령도 힘 실었다SMR 산업 국가별 파이프라인 규모. [출처: Wood Mackenzie report]

SMR 개발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첫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SMR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탄소 전원의 확대가 필수적인데, SMR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SMR은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지역 난방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둘째,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SMR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SMR은 연료 보충 주기가 길고 외부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첨단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SMR이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산업의 성장에 따라 안정적이고 대용량의 전력 공급이 요구되고 있으며, SMR이 이러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SMR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기술 개발, 인허가 취득, 제작, 시공, 시험 운영 등의 과정이 필요하며, 각 단계마다 다양한 과제가 존재한다. 특히 인허가 과정에서는 기존 대형 원전과는 다른 SMR만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규제 체계가 필요할 수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은 SMR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공존한다. 기술적 난제로 소형화에 따른 열효율 저하 문제, 새로운 냉각 시스템 개발 등이다. 경제성 확보를 위한 모듈화 생산 기술 향상, 건설 기간 단축과 규제 대응을 위한 SMR에 특화된 안전성 입증 방법 개발, 새로운 인허가 절차 확립 등도 요구된다.


이에 정부는 SMR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5832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혁신 SMR(i-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 개선을 위해 'SMR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검토 중이며, 이번 체코 수주 건을 비롯해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팀코리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 이러한 지원 정책과 기업 간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에서 입지를 굳히고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박수연 칼럼] 한국형 SMR, 글로벌 시장서 \ 경쟁력\  확보 관건...尹 대통령도 힘 실었다박수연 더밸류뉴스 산업부장


ynsooy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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