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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김동관, 한화그룹 '대표 CEO' 행보 시동…경영권 확보까지 시간 걸릴 듯

- 올해 들어 김승연 회장 대신해 공식 행사에 잇따라 참석

- 방위산업 '승승장구'…"글로벌 탑10" 목표

  • 기사등록 2023-11-12 20: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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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혜지 기자]

지난 6월 우리나라 주요 8개 그룹의 총수들은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한화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CEO가 김동관 부회장이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10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의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현지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네옴시티 수주전과 방산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계에서는 올해 잇따라 진행된 이같은 '이벤트들'이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서 갖고 있는 위상을 보여줬다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만 40세로 재계에서 오너 3세 경영인 중 젋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8월 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후 핵심분야인 방산∙해양∙우주 등을 총괄하며 사실상 승계구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식 직함은 그룹 부회장이지만 부친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국내외에서 한화그룹을 사실상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김동관 부회장은…


△1983년생(40) △미 세인트폴 고교(2002) △하버드대 정치학과(2006) △공군 학사장교(2009) △한화 기획실 차장(2010) △한화솔라원 기획실장(2011) △한화큐셀 전무(2015)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2019) △한화·한화솔루션 부사장(2020) △한화솔루션 사장(2020)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부회장(2022. 8~현재)


◆'한화 모태' 방산에서 '2030년 글로벌 탑10' 목표  


한화그룹의 후계 구도는 사실상 정리돼 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에너지·우주항공 및 그룹경영 전반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호텔과 유통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그룹의 핵심 주력사 CEO를 맡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화에어스페이스는 한화그룹 모태인 방산(방위산업)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화의 모태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방산 '교통정리'를 본격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후 지난 4월 한화의 방산부문을 합병해 그룹의 방산 3사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방산 수요가 커지면서 한화 그룹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미래형 궤도장갑차인 '레드백'(Redback)을 내세워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 사업에서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와 경쟁해 이긴 것이라 의미가 크다.  


한화그룹 현황. 2023년 6월.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방산부문 실적도 우수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9825억원과 영업이익 104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31.1%와 64.5% 증가했다. 


특히 올해 방산부문 수주잔고가 3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잔고는 2021년 5조1000억원, 2022년 19조8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연말까지 총 129대를 납품하는 레드백 장갑차 수출 본계약을 호주 정부와 체결하면 수주잔고 30조원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2030년까지 ‘글로벌 탑10’ 방산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사명변경, 곧바로 흑자 전환 


해양과 조선사업의 경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다. 


한화오션은 출범 후 첫 실적발표인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 1조9169억원과 영업이익 74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달성한 흑자 실적이다. 이 회사는 해군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3의 5·6번함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5년 만에 수상함 수주전에서도 성과를 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는 지난해 매출액 62조2784억원, 영업이익 2조5161억원을 거뒀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7.8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06% 감소했다. 올해 2분기의 경우 매출액 12조1468억원, 영업이익 2987억원이다. 


㈜한화의 매출액 추이.  K-IFRS 연결. 단위 억원, %. [자료=㈜한화 사업보고서] 

◆소통 중시하는 '엄친아'... 자기관리 모범생 '구설(口舌)' 제로 


김동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 장남이며 '엄친아'(모든 것을 갖춘 사람)로 꼽힌다. 훤칠한 외모(키 190㎝)와 학벌, 운동능력, 일반인과의 결혼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세인트폴 고교를 다닌 후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에는 한인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대학 졸업 이후에는 한국에 돌아와 자난 2006년부터 3년 4개월간 공군통역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특히 군 복무시절인 지난 2009년 당시 한국을 방한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정운찬 국무총리의 통역 보좌를 맡기도 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의 매출액. 2022년 K-IFRS 연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화그룹에는 2010년 ㈜한화 기획실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그룹 방산, 전략 부문에서 경영 성과를 쌓아왔다. 


결혼 스토리도 알려져 있다. 입사 동기인 여성과 9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재벌가 자제가 향후 그룹 경영 등을 위해 다른 재벌 가문과 결혼을 하는 것과 다르다. 운동에도 관심이 많은데 특히 하버드대 재학시절에는 학내에서 주짓수(브라질 전통무술)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했을 정도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격렬한 운동을 좋아한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구설수에 오른 적도 없다. 

올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임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한화오션 출범 이후 지난 6월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신임 팀장들에게 "현장에서 직원들을 만나니 열정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화오션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확보까지는 시간 걸릴 듯.... '상속세 개편' 부상하며 '변수'


김동관 부회장은 차기 총수로서 확정적이지만 경영권 확보에 이르기까지는 '도전'이 남아 있다. 핵심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지분확보다. 현재 ㈜한화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이다. 이어 김 부회장이 4.91%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2.14%를 소유하고 있다. 정상적인 방법은 김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김 부회장에게 증여하는 것이다. 법적 문제가 없지만 세금부담이 상당하다.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0일 종가 기준(2만4200원)을 기준으로 약 4100억원에 이른다. 최대주주 할증 등을 감안하여 약 6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면 세금액이 어림잡아 2400억원 상당에 이른다. 


김승연(왼쪽 세번째) 한화그룹 회장이 2020년 11월 8일 저녁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찬을 갖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승연 회장, 에드윈 퓰 헤리티지재단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사진=한화그룹]

재계에선  ㈜한화 2대 주주인 한화에너지(9.7%)의 역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갖고 있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 보유분은 각각 25%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유지분을 지금보다 늘리거나 더 나아가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한화에너지는 비상장 회사로 기업가치 산정이 어렵기 때문에 합병시 합병비율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3형제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을 완료했지만 김 부회장의 추가적인 지분확보 움직임은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한국 상속세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개편 논의를 시사하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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