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사장 노관규)가 1일 전남 순천 일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리면서 코로나19로 억눌려 왔던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예상 관람객 800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천그린광장, 그린 아일랜드 등 2013년 박람회 대비 10가지 업그레이드
이번 박람회는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로 1일 개막됐고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순천 도심,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의 3개 권역에서 펼쳐진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은 관광객들은 지난 2013 첫회 행사 대비 크게 달라진 10가지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2013년 박람회와 비교해 크게 10가지가 바뀌었다. ‘박람회장의 확대’, ‘오천그린광장’, ‘그린 아일랜드’, ‘국가정원뱃길’, ‘가든스테이’, ‘어싱길’, ‘시크릿 가든과 국가정원식물원’, ‘경관정원’, ‘물위의 정원’, ‘야간경관’ 등이 있다.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 순천시(시장 노관규)의 도심과 정원이 연결돼 도심 속에서도 자연 생태를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예상 관람객은 800만명으로 지난번 박람회보다 약 300만명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하는 정원’, ‘회복하는 자연’, ‘순환하는 경제’ 등의 방향으로 진행된다. ESG가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 시기에 도심전역 생태를 정원화하면서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0년 전 진행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목표는 국내외 관람객 44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었는데 110% 초과 달성하며 성황리에 끝마쳤다. 이 때 1조106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가 있었고 연간 5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5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등 자연생태의 아름다움과 보존의 중요성이 부각된 세계적인 행사였다.
◆'생각의 길' 등 5가지 테마길 조성
지난 1990년대말 시민단체의 순천만 보전활동 시작으로 2013년 순천만의 항구적 보전을 위한 에코벨트 조성이 이뤄졌으며 이번엔 순천만과 국가정원 그리고 도심까지 확대해 정원도시의 표준모델을 제시한다.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기존 111ha에서 도심(동천, 저류지)을 포함해 193ha로 확대된 이번 박람회는 미국 등 3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해 각 국의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생각의 길부터 고즈넉함 속에서 낭만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까지 총 5가지 테마의 길이 준비돼 있다. 아울러 가든스테이 순천 ‘쉴랑게’에서는 제1호 국가정원을 온전히 누리는 1박2일간의 정원체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최대 100명에게 주어지는 순천만 국가정원의 최고의 선물로 친환경 삼나무 캐빈에서 정원의 숨결을 느끼고 아무도 없는 58만평 정원의 잔디밭을 누리는 자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는 지난 1862년 런던 켄싱턴(Kensington)에서 RHS(Royal Horticulture Society)가 주관한 GreatSpring Show를 시점으로 제 모습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1925년 파리 국제산업 장식물이술박람회는 정원을 운화이벤트의 주요 소재로 활용한 최초의 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의 전파는 정원문화의 발달과정과 유사한 경로를 거치게 되는데, 영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에서 정원박람회가 번성하였고 점차 미국과 아시아지역으로 확산됐다.
◆2013년 박람회, 10년만의 대규모 정원 축제 씨앗 뿌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라는 주제로 지난 2013년에 첫번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도심의 매연과 미세먼지로부터 벗어나 봄·여름·가을 세개의 계절동안 3색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이었다.
박람회장의 주제관이라 할 수 있는 국제습지센터에서는 순천만의 생태를 만날 수 있었다. 주제영상관에서 상영되는 3D 영화 ‘달의 정원’은 순천만에서 살아가는 짱뚱어·칠게·방게 등 갯벌 생명들과 귀여운 소녀 꽃비가 나누는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세계 정원 구역에서는 이탈리아 정원, 독일 정원, 프랑스 정원 등 10개의 세계 정원을 비롯해 국내외 도시와 기업이 참여한 61개의 참여 정원이 이 구역에 모여 있었다. 월단위로 초화류를 교체 및 식재해 매달 다른 색채를 보였다. 또 세계 각국의 정원을 돌아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들이 있고,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도시숲’과 산야초들을 볼 수 있는 약용식물원이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고속도로에서 박람회장으로 옮겨졌고 방문객들에 산책길을 만들어줬다.
박성원 한국관광공사 작가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팽창하는 도심으로부터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열린 친환경 박람회다”며 “한번 개최되고 버려지는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 순천만을 보호하는 울타리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를 거듭할수록 풍요로워질 박람회장의 모습을 상상하며 천천히 돌아보자고 전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 전봇대 282개 뽑으며 시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탄생 배경은 지난 2009년 노관규 순천시장이 주변 농경지의 전봇대 282개를 뽑은 것이 시작이다. 이후 순천만습지는 매년 1만여마리의 흑두루미가 찾는 최대의 서식지가 됐다.
당시 노관규 순천시장은 300억원을 투입해 순천만과 흑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힘썼다. 전봇대를 뽑아낸 것은 물론 주변에 생태형 탐방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생태공원으로 바꿔놨다. 이에 지난 1999년 월동이 확인된 흑두루미 80마리가 지난해 9000여마리로 약 120배 증가했다. 이러한 자연친화적 변화는 순천만이 국제적인 정원이 되는데 한 몫 했다.
노관규 조직위원회 이사장은 올해 투자 유치에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날달 23일 포스코와이드(대표이사 김정수)와 프리미엄 레저타운 조성을 위한 2000억원 규모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으며, 4월엔 ESG에너지 저장시설 제조업체와의 MOU가 예정 돼있다. 지난 2월 순천시는 오는 2026년까지 ‘사람과 기술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생태경제 글로벌 표준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5대 핵심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우주, 바이오 및 푸드테크, 디지털, ESG경영, 웰니스산업을 축으로 미래 순천 100년을 그려나간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그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매산고 출신으로 구로공업단지에서 일하다가 세무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약 10년간 근무했다. 이어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직을 수행했다. 이후 좌천을 지속하다가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6년간 순천시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지난해 다시 순천시장으로 돌아왔다. 두번째 맞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그에게 큰 자부심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