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4.29 (월)
오리온(대표이사 이승준)이 증시 혹한기에 신고가를 기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리온 주가는 28일 12만8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시 혹한기임에도 지난 3월 16일 8만원 대비 60.00% 올랐다.
◆'실적 개선 → 주가↑ → 신용등급↑' 선순환 시작
이같은 이례적인 주가 움직임은 오리온의 실적 개선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리온의 실적 개선은 '경이롭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오리온의 최근 5년(2017~2022)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CAGR)은 20.9%에 이르고 있다. 조(兆) 단위 매출액을 기록하는 기업의 '사이즈'가 해마다 20%씩 커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리온의 매출액은 2017년 1조원대에서 올해 2조7000억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리온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오리온 사업보고서]
이같은 실적 개선은 해외 부문 성과에서 비롯되고 있다.
오리온의 지난달 국가별 매출액은 한국 834억원, 중국 1018억원, 베트남 561억원, 러시아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2%, 27.6%, 42%, 8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가별 영업이익은 한국 140억원, 중국 210억원, 베트남 129억원, 러시아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1%, 125.8%, 27.7%, 145% 개선됐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12월에도 지난달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중국과 베트남의 명절 선물세트 실적 인식과 가격인상, 환율효과까지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소비자가 매장에 진열된 '초코파이' 등 오리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오리온]
◆신용등급 '안정적 → 긍정적'
실적 개선 덕분에 오리온 신용등급도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대표이사 김영대)는 "오리온의 신용등급 수시평가를 통해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한다"고 30일 밝혔다.
신승환 나신평 연구원은 "중국의 강력한 방역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해외 부문 실적이 증가하는 등 사업 안정성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법인 전반의 재무 구조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27일 한국신용평가도 오리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했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창출력 강화와 보수적 투자 기조하에서 잉여현금창출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실질 무차입의 우수한 재무구조에서 잉여현금이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오리온의 부채비율은 30%, 차입금 의존도는 4.7%다.
담서원 오리온 신임 상무. [사진=오리온]
오리온의 신용등급이 개선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는 등 이 회사의 경영 지표는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최근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해 담서원(33)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을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담서원 신임 상무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담 신임 상무는 오리온의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 등을 수립하는 경영지원팀에서 오리온의 물류 고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