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북리뷰] 안톤 숄츠, "한국인 여러분, 행복하세요?"...<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 독일 저널리스트 안톤 숄츠의 '한국인의 행복 찾기' 해법 담아

  • 기사등록 2022-05-24 11:20:47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정채영 기자]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다'(Es ist nicht alles Gold, Was glänzt) 


독일 속담이지만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되새겨볼 만하다고 독일 저널리스트 겸 작가 안톤 숄츠(Anton Scholz)는 신간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문학수첩 펴냄)에서 말한다. 

 

한국은 글로벌 10대 경제 대국으로 인정받을만한 여러 지표를 갖고 있기에 한국인들은 행복해야 마땅하다.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롤 모델'로 삼고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실상은 반드시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우리는 과연 참 행복을 느끼며 지내고 있는 걸까.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의 작가 안톤 숄츠는 "한국인은 목적 잃은 수단화로 행복 찾기에서 미로를 헤매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문학수첩]

◆"한국인, 행복 느끼기 어려운 이유는 목적 잃은 수단화 때문" 


안톤 숄츠는 ‘기쁨과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타이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독일의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16세 무렵, 우연히 마주친 태권도장 광고를 계기로 태권도를 접하게 됐고, 이는 곧 불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1994년 스님 조언으로 한국에 방문해 한국인들과 문화에 매료돼 지금까지 20년 이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기자, 독일 공영방송 ARD 프로듀서, 교수, 다큐멘터리 제작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어 넓은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봤다. 

 

"1994년 한국에 가겠다고 하자 주변의 걱정과 만류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큰 성장을 이뤄내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한국행을 감행했고, 그 속에서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행복의 실체에 대해 파헤치게 됐다." 

 

안톤 숄츠는 한국은 '경제 대국'이지만 '행복 대국'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지표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최하위의 행복지수, 최상위 자살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안톤 숄츠는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한국인들의 ‘목적’을 잃은 ‘수단화’를 꼽고 있다. 한국은 교육과열, 대기업 취직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로 유명하다. 향후 자신의 특권과 명예를 얻기 위해 아주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이 강요된다. ‘교육’이란 한 평생 세상에 대한 이해와 시각을 넓히기 위해 선택적이고 자율적으로 이뤄져야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본래 건강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오직 ‘수단’으로서 팽배해지고 있는 한국 상황을 안타까워 한다. 


◆"행복 출발은 행복의 개념 정의 다시 하는 것"


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하는 직장이란 경제적 활동을 위함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의욕과 욕심이 발현되는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일과 중 절반 이상을 일을 하며 보낸다. 일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간주한다면, 그 많은 시간은 무익하고 지루하게 보낼 것이다. 

퇴근 후의 자유로운 생활만이 행복이 아니라, 일 자체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태도로 대해야 한다. 직장이란 경제적 수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에 대한 의욕과 욕심이 발현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인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고 한국의 평범한 학부모 중 한 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한참 신나게 놀아야 하는 시기임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말한다. 안톤 숄츠의 지적은 멀리 있지 않다. 기자 주변만 살펴봐도 또래의 아이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학업 스트레스로 상담치료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를 보게 된다. 


기자 역시 어려서부터 조기 교육을 받고 자란 편에 속하지만 광풍이라고 부를 정도의 교육 열기를 보면 안타깝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이 모두 부모의 핑계일 뿐이다. 이러한 한국 교육의 형태는 이미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후손에게 이른바 '교육 학대'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면 안톤 숄츠의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은 해결책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 인생과 한국 사회가 가고 있는 방향을 성찰해볼 때가 왔다.”


1011pink@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05-24 11:20:4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