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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마젤란 펀드를 13년 동안 운용하면서 2703%의 수익을 올린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 (Peter Lynch)가 PEGY(Price/Earnings to Growth and Dividend Yield)가 0.33이면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고 한 말이 금융업계에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대가의 실전 경험에서 도출한 유명한 숫자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하여 아무도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아 보이는 이 숫자에 대하여, 숫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필자는 이 말이 정말일까 하는 엉뚱한 호기심을 참을 수 없어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 유명한 말이 어느 정도 들어 맞는지 검증해 보았다.


PEGY는 다음과 같이 계산하여 구한다.


PEGY=PER/(EPS증가율+배당수익률)


EPS증가율이 일정해도 PER이 낮으면 PEGY가 낮게 나오는데, PER이 낮다는 것은 회사의 주가가 그 회사의 EPS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EPS증가율과 배당수익률이 높으면 PEGY가 낮게 나오는데, 이것은 주식 가격에 비하여 이익 또는 배당수익이 크게 증가하였거나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PEGY가 0.33이라는 것은 PER에 비하여 EPS증가율과 배당수익률의 합이 3배 정도 높다는 것이고, 1년 후의 EPS예상증가율로 계산한 PEGY가 0.33이라는 것은 주가에 비하여 이익이 3배 정도 더 빠르게 증가할 예정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회사는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는 말이 이론적으로는 매우 타당하다.


그런데 이 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한 PER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PER이 달라지고 PEGY도 달라진다. 또 EPS증가율이나 배당수익률도 과거의 것을 사용하느냐 아니면 미래의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더 나아가 몇 년 동안의 수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PEGY의 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피터 린치가 어떤 기준을 사용하여 PEGY를 계산하였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고, 피터 린치가 사용한 기준에 대하여 사람마다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서, 실제로 그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PEGY를 계산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PEGY는 누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계산하였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필자가 과거 지속적으로 현저한 수익률을 구현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을 대상으로 TS2000과 사용 가능한 증권사의 데이터를 가지고 필자의 기준으로 검증해본 바에 의하면, 아쉽게도 피터 린치의 이 말은 전적으로 지지되지는 않았다.


필자는 수년 동안 PEG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틈 나는 대로 데이터를 검증해보고 있는데, 과거PER을 가지고 PEG를 계산하는 것은 잘 들어맞지 않아서, 짐 슬레이터 (Jim Slater)가 혁신한 PEG공식 “PEG=1년 후 예상PER/1년 후 예상EPS증가율”을 가지고 계산하다가 요즈음은 필자가 개량한 공식을 사용하고 있다. PEGY 검증에서는 알기 쉽게 짐 슬레이터의 계산공식을 사용하였다. 배당수익률을 배제하고 계산한 PEG는 PEGY보다 약간 높게 나오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배당수익률을 유의미하게 제공하는 회사가 많지 않고, 그 크기가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서 그냥 PEG공식으로 계산한 결과를 토대로 느슨하게 검증을 해본 것이다.


손자에게 물려줄 주식으로 소문난 삼성전자의 경우, 만약 2012년 최고가에서 계산한 PEG가 0.306이라서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고 판단하여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면 투자자는 50%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하여 2017년까지 대략 5년을 기다려야 한다. 5년 동안 기다리는 기회비용이 지나치게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중간중간에 나오는 좋지 않은 뉴스에 걱정이 쌓여 중간에 손절하고 손해를 감수하고 말 것이다. 또 한때 카이스트 김봉수 교수가 매수하여 유명해진 아이에스동서의 주식은 2015년 최고가에서도 PEG가 0.15이다. 만약에 이 때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고 이 주식을 매수했다면 6년이 지난 지금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스동서 월봉차트(2015/01~2022/03). [이미지=미래에셋대우 카이로스 HTS]

대가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PEGY 0.33의 회사가 투자자의 입장에서 언제나 끝내주는 회사가 될 수 없는 이유는 해마다 들쑥날쑥한 EPS증가율과 EPS의 지속성 여부, 그리고 외부 시장 환경에 따라 주가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는 회사 외적인 시장 환경 때문이다. 또 1년 후의 예상 EPS를 사용하는 경우에 예측 자체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연중 최고점에서도 PEG가 0.33 이하로 나오는 회사는 대체로 빠르게 성장하며 돈을 잘 벌고 있는 회사이다. 일반적으로 그 성장 속도는 회사의 주가가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급락하더라도 1~2년 내에 이전의 최고가를 추월하도록 하여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준다. 그러나 간혹 예상외로 추월에 4~5년이 걸리거나 그 회사의 이익주기를 이탈해 버린 경우에는 원금의 회복에 10년도 더 걸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PEG나 PEGY를 활용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은 PEG나 PEGY의 수치를 해석하는 다양한 경우를 알고 있어야 하며, 그 수치를 비교적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의 데이터에 의하면, 이익의 질과 비즈니스모델이 양호한 경우에 주가가 1상한에 위치하고 있고 PEG의 값이 0.33 이하이면 (PEGY로 계산하면 대체로 0.33보다 아주 조금 높을 것이다) 그 회사는 대체로 정말 끝내주게 좋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았다. /mentorforall@naver.com


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사진=더밸류뉴스]

저작권자 Ⓒ 윤진기.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출처를 표시하여 내용을 인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명예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22년 03월 29일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원문에 각주 설명을 추가로 더 보충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원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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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12 1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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