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연말인사]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CEO 인사 임박...증권∙카드∙캐피탈∙커머셜 관심↑

- 현대캐피탈∙증권∙카드∙커머셜 4개사 1~3Q 수익성↑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캐피탈 이사직 사임…"카드∙커머셜에 집중"

  • 기사등록 2021-11-29 19:19:28
기사수정
[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의선) 연말 인사가 눈 앞에 다가오면서 4대 금융계열사(현대캐피탈∙증권∙카드∙커머셜) CEO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이들 금융계열사의 존재감은 적지 않다. 


언뜻 자동차 만드는 기업에 무슨 금융사가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자동차를 현금 대신 금융 할부나 대출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금융계열사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 4대 금융계열사는 현대차그룹의 자금을 순환하게 만드는 '심장' 같은 역할을 한다. 지난해 기준 4대 금융계열사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현대캐피탈(3조2454억원)이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카드(2조5261억원), 현대차증권(8399억원), 현대커머셜(4400억원) 순이었다. 


왼쪽부터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 이병휘 현대커머셜 대표. 

◆ 4대 금융계열사, 1~3Q 실적 양호... 리스크 효과적 대응 


이번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CEO 인사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CEO 인사의 양대 기준으로 꼽히는 '실적'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이들 금융계열사들이 합격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 1~3분기 실적도 양호했고 리스크에도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시기인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정 회장이 신임하는 임원들이 대거 승진한만큼 올해 인사는 소폭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CEO 인사는 다음달 중순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재계 인사가 빨라지는 추세가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CEO 프로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버핏연구소]

◆현대캐피탈 목진원 CEO, 1~3Q 매출액 전년비 15%↑...정태영 부회장 빈자리 채워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취임해 8개월째 CEO를 맡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1~3분기(1~9월)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2조 6594억원, 영업이익 3785억원, 당기순이익 34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5.85%, 17.91%, 20.27%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미국 중고차 시장 가격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 지난 7~9월 3개월 동안 월 평균 전기자동차 리스(장기렌트) 계약 건수가 상반기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현대∙기아차의 전용차 신차가 출고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14일 내로 출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년 동안 현대캐피탈을 이끌어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9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면서 목진원 대표이사 단독 체계로 운영되는 만큼 목진원 대표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피탈 사업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캐피탈사는 은행보다 자금 조달에 불리하고, 카드사보다는 소비자 접점이 적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다 최근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캐피탈사 텃밭'으로 불리는 자동차할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목진원 대표는 지난달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캐피탈 업계는 버려진 운동장"이라며 캐피탈업 규제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기아자동차)의 전속 금융사로 매출액의 80% 이상이 현대기아차 관련 금융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대카드 김덕환 대표, 1~3Q 실적↑... 내년 IPO 과제

 

김덕환(김 데이비드) 현대카드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취임해 8개월째 CEO를 맡고 있다. 그는 현대차그룹 4대 금융계열사 CEO 가운데 최연소(49세)이다. 취임 1년이 되지 않았고 올해 실적도 양호해 연임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1~3분기(1~9월)  매출액 2조666억원, 영업이익 3083억원, 당기순이익 25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13.82%, 2.39%, 7.87%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강점을 가지고 있던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부문에서 제네시스, 네이버 PLCC를 출시하며 제휴 범위를 넓히고 회원 수를 늘렸다.  


현대카드 연결기준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김덕환 대표는 현대카드의 IPO(기업공개)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를 유치하면서 올해 연내에 상장키로 밝혔지만 업황 부진 등으로 미뤄지고 있다. 김덕환 대표는 공학도(미국 컬럼비아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캐피탈에 입사해 2017년 현대카드에 합류했다. 업계에 PLCC를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현대차증권 최병철 대표, 1~3Q 실적↑... '공시 장난글' 논란 효과적 대응


최병철 대표가 이끌고 있는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이다. 최병철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해 1년 10개월째 현대차증권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올해 실적은 양호하다. 올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846억원, 영업이익 1399억원, 당기순이익 1025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6.09%, 8.95%, 9.39% 증가했다. 


현대차증권 연결기준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해도 매출액은 4.39%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2.17%, 42.75% 급증했다. 올해 3분기 증시 하락장에서도 IB부문이 3분기 연속 순영업이익 370억원 이상을 거두었다. 송도H 로지스 물류센터 투자와 청주 고속터미널 개발사업 참여 등 양질의 대체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최병철 대표는 리스크 관리에서도 순발력을 보여줬다. 지난 4월 현대차증권의 2019년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의 일부 내용에 드래그를 해야만 보이는 숨겨진 메시지로 장난성 문구가 적혀졌던 것이 밝혀졌다. 이른바 '현빈치 코드'(현대차증권+다빈치코드 합성어) 사건이다. 이에 현대차증권은 기재오류를 정정해 다시 제출하고 곧바로 후속조치를 진행됐다. 해당 공시 담당자에게는 인사 이동 조치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복무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최병철 대표는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CFO) 부사장 등 재무분야에서 30여년 경력을 갖고 있다. 대형증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정통 IB부문보다 신재생에너지나 사회간접자본(SOC) 등 투자금융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커머셜 이병휘 CEO, 실적 개선... 노사 임단협 성과도 


이병휘 현대커머셜 대표는 올해 3월 취임해 8개월째 CEO를 맡고 있다. 


현대커머셜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3523억원, 영업이익 997억원, 당기순이익 1233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9.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손익은 각각 82.60%, 34.75% 증가했다. 국내 산업금융 분야에서 맞춤형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계 및 설비 구매금융은 물론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기업금융 사업으로 포토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현대커머셜 연결기준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이병휘 대표는 지난 7월 현대커머셜지부 노조설립 1년 6개월만에 최초로 임단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노동조합 설립 이후 28차례의 교섭과 수십차례의 비공식 실무교섭을 통한 결과다. 이번 협약에서는 조합사무실 제공, 대의원대회 운영위원회 등 조합활동 협조, 취업규칙 변경의 경우 의견청취 등의 내용이 결정됐다. 이병휘 대표는 삼성카드에 근무하다 2005년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오토기획실장, 신차사업실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커머셜 산업금융실장을 역임했다. 


정태영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이번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CEO인사의 변수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의 단독 대표이사였다. 그러다 지난 4월 이들 금융 3사에 각자 대표가 선임됐다. 지난 9월에는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 집중하겠다며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정태영 부회장의 현대차 그룹 내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의 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차녀이자 정의선 회장 누나다. 정태영 부회장 부부는 현대커머셜 지분 37.5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지분과 동일하다.


a854123@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11-29 19:19: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