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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남다른 ‘김구 사랑’. 왜?

-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 1993년 김구재단 설립

-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빙과 시장 점유율 40% 육박

  • 기사등록 2021-08-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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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백범 선생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습니다.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시대에 백범 선생 말씀을 다시 한번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6월 27일 오후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서 진행된 '백범 김구 선생 타계 72주기 참배 행사'. 


독립운동가 백범(白凡) 김구(1876~1949) 선생을 기리는 이 날 행사에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호연 회장은 부인 김미(김구 선생 친손녀)씨를 비롯한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창룡 경찰청장 등의 인사도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김호연 회장이 김구 선생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드물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호연 회장의 부인 김미씨가 김구 선생의 친손녀이자 안중근 의사 조카인 고(故) 안미생 씨를 큰 어머니로 둔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 회장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독립에 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연(앞줄 왼쪽) 빙그레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용산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 김구 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빙그레]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오픈한 이봉창의사기념관에 이봉창 의사 흉상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호연 회장은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의 각종 사업들이 유명무실해지자 이를 안타깝게 여겨 한때 기념사업회장을 맡기도 했다. 


김 회장은 1993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비영리법인 김구재단을 설립했다. 김구재단은 김구 선생 서거 60주년이던 2009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김구도서관’을 설립하고 서적을 기부하는 등 해외에 한국의 독립운동 역사를 알렸다. 김 회장은 서울 용산 효창동의 ‘백범김구기념관’ 설립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산 안창호 '빙그레 정신'에서 회사명 유래


김호연 회장의 나라사랑 정신은 빙그레의 회사명에도 반영돼 있다. '빙그레'라는 회사 이름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빙그레 정신'에서 유래한 것이다. 빙그레는 1967년 설립 당시 회사이름이 대일양행(대일유업)이었지만 1973년 한화그룹에 인수됐고 1982년 도산 선생의 빙그레 사상을 담아 지금의 사명으로 고쳤다.


도산은 평소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차오?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웃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소”라고 말하곤 했다. 빙그레측은 "도산이 강조한 '빙그레정신'을 담아 사명을 지었다"며 "즐겁게 일하고 최상의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리딩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지=빙그레 홈페이지]

김호연 회장이 최대주주(36.75%)로 있는 빙그레는 올해가 '퀀텀 점프'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빙그레는 올해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빙그레가 매출액 1조1308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7.9%, 3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지난해 4월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덕분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10월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인수금액은 1325억원이다. 이 결과 빙그레의 빙과시장 점유율(40.6%)은 롯데(47.1%)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전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31.8%), 빙그레(27.9%), 롯데푸드(15.3%), 해태아이스크림(12.7%) 순이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자료=하나금융투자]

올해 1분기 빙그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338억원으로, 이 중 빙과 매출액이 47.50%(1111억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 매출액은 각각 719억원, 375억원으로 두 회사의 매출액을 합산하면 1094억으로 빙그레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그레의 물류 대행 기업인 ‘제때’ 역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때는 높은 빙그레 의존도를 가지고 있어 2007년에는 매출의 90%가 빙그레에서 발생했다. 이후 외부 고객사 확대로 의존도를 20%대까지 줄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제때가 빙그레에서 분리된 것은 사업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함이었고 빙그레의 제때 인수합병은 검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과의 시너지를 통한 해외 수출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수출은 진행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바탕 경영 혁신 추구


김호연 회장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못지 않게 경영 혁신에도 관심이 많다.


김호연 회장은 1992년 한화그룹의 계열사이던 빙그레를 갖고 나와 독립했다. 당시 빙그레의 부채 비율은 4183%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당시 기업 평균 부채비율이 420%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나 높은 수치였다.


김 회장이 뼈를 깎는 매각과 혁신을 통해 빙그레를 턴어라운드에 성공시킨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썬메리’ 베이커리 사업을 삼립식품에 매각했으며, 냉동식품과 초코케이크 등 비주력 사업은 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특히 초코케이크 사업 철수로 인해 유휴 상태였던 생산라인을 가동시키기 위해 아이스크림 경쟁사인 롯데제과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도 받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호연 회장은 정계에서 관심이 많아 실제로 2010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충남 천안시 선거구 소속으로 과학벨트 천안 유지, 국가보훈법 개정 발의 등 의정활동을 했다. 2014년 빙그레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 김동환씨는 빙그레 구매부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차남 김동만씨는 공군 학사장교를 전역하고 이베이코리아 지마켓에 근무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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