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기차 배터리 업황은 최고다. 2~3년치 주문이 밀려 있는데, 없어서 팔지 못하는 정도다.”
삼성SDI의 한 직원의 말이다. 1일 창립 51주년을 맞는 삼성SDI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EV) 배터리 사장에서 5위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시장도 호황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삼성SDI의 배터리 부문이 올해 2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세계 차량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총량은 88.4GWh로 전년 동기(33.6GWh) 대비 2.6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삼성SDI는 점유율 5.3%로 글로벌 5위를 기록했다.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포드 쿠가 PHEV 등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삼성SDI의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분 첫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그간 적자를 기록해 왔으나 올해 미국, 유럽 등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말~4분기 초에 에너지 밀도가 향상된 Gen5(5세대) 배터리가 양산되면서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Gen5 배터리 비중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흑자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1분기(계절적 비수기)를 제외하고 매 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3467억원, 2494억원, 2015억원으로 전년비 30.8%, 140.27%, 322.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을 2690억원으로 예상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실적의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이익 흑자전환, 북미지역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판매확대, 반도체 소재 판매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삼성SDI는 2019년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상회한 이후 매년 꾸준한 실적 성장을 보여왔다. 이에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2월 19일 고점(81만8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날 주가는 전일비 4.01%(2만8000원) 오른 72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에 리비안향 전기차용 원형전지 공급 본격화,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발표 등이 전망돼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전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종전 90만원에서 9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삼성SDI는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창립 5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임직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SDI는 1970년 삼성-NEC 주식회사로 설립된 후 1999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창립 초기에는 진공관과 브라운관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LCD(액정표시장치), PDP(플라즈마표시패널),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종합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거듭났다. 전 사장은 이날 창립 기념사에서 "완벽한 기술과 제품으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세상을 뛰는 심장'이 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