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MBK 고민' 홈플러스 매각...파업∙실적부진으로 기업가치↓

- 2015년 인수 6년째... 통상적 보유기간 훌쩍 넘겨

- 오프라인 유통 사양화... 새 주인 찾기 난항

- MBK 명성∙브랜드 악영향

  • 기사등록 2021-06-27 20:59:23
기사수정
[더밸류뉴스=홍순화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대표이사 김광일)가 홈플러스 매각의 해법을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 6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노조 파업과 실적 부진으로 마땅한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19일 최대주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매장 폐점·매각 시도를 반대하며 파업에 나섰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파트너스의 매장 폐점·매각에 맞서 지속적으로 파업을 벌어왔다. 


이날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조합원들은 전국 80여개 지회에서 파업에 참여했다. 노조는 전체 직원 중 본사 내근직을 제외한 조합원 비율이 30%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고용 안정보장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사측의매장 3곳 매각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홈플러스 사측은 이날 노조원 비중이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본사 인력을 투입하며 대응에 나섰다.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 인수... 당시 M&A 최대규모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대표이사 김광일)의 '고민거리'로 전락해있다.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홈플러스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IHQ, 두산공작기계, 네파 등을 비롯해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다.


김병주(왼쪽) MBK파트너스 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 

홈플러스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조9662억원, 영업이익 933억원, 당기순이익 885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4.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1.72%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이 1.33%에 불과하다. 다만 당기순손익은 기타수익의 증가와 기타비용의 감소로 흑자전환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테스코로부터 인수했다. 당시 인수 가격 7조2000억원은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고, 인수를 주도한 김광일(56) 대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광일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고시를 통과한 후 김앤장에서 인수합병(M&A) 변호사로 활동하다 MBK파트너스에 합류했다. MBK파트너스 한국 법인의 5명의 파트너 가운데 1명이다.


홈플러스의 출발은 1997년 9월 삼성물산이 오픈한 홈플러스 대구점(1호점)이다. 1999년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가 합작 형태로 참여했다가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에는 오프라인 대형 할인매장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쿠팡을 필두로 하는 이커머스 기업의 부상으로 홈플러스는 사양 비즈니스로 분류되고 있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안성 공장. [사진=홈플러스]

◆"고통 분담해야" vs. "적자원인은 이자비용"


MBK파트너스가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는 구조조정과 점포 매각이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적이 잘 나와야 하고, 대표적인 실적개선 방법이 바로 매장 매각과 구조조정이다. 이에 홈플러스 사측은 노조에 고통 분담을 제안하고 있다. 


그렇지만 홈플러스 노조 입장은 다르다. 노조측은 홈플러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이자비용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해  ‘홈플러스 2019 회계연도 경영분석 결과’를 통해 "홈플러스 경영 악화는 마트 산업 한계 때문이 아니라 높은 이자비용 때문’이라고 밝혔다.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5조원 가량의 차입금과 인수 이후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이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MBK 인수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 합계는 약 1조2635억원으로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9711억원보다 2924억원이나 많다 노조측은“직원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전부 MBK가 데려온 채권자와 투자자들에게 주고 그것도 모자라 기존 자산을 팔아 지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노조는 홈플러스가 자산 매각을 통해 부족한 이자와 차입금을 상환해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수 6년째... '본전' 어려울 듯  


IB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가격(7조원) 이상에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양 비즈니스로 분류되고 있는데다, 노조 갈등이 심각하고, 무엇보다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조 파업과 매각 지연은 MBK파트너스의 브랜드와 명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전형적인 사모펀드 전략을 구사해왔다. 한미캐피탈, 금호렌터카이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한미캐피탈은 1년 3개월만에 인수 가격의 4배 이상(2711억원)에 매각했고, 금호렌터카는 2년만에 KT렌탈과 합병한 뒤 되팔아 1000억원에 넘는 차익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홈플러스는 인수 6년째를 맞이하면서도 표류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를 설립한 김병주(58) 회장은 경남 진해에서 출생해 10세가 된 해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MBA(경영학석사)를 받고 월스트리트의 살로먼 스미스바니, 골드만삭스, 칼라일 등에서 근무했다. 칼라일 근무당시 한미은행 인수 3년만에 7000억 차익을 남기고 씨티그룹에 매각했다.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MBK'라는 영문의 회사명은 김병주 회장의 영문 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hsh@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6-27 20:59: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