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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배당 축소 추진···주주가치는 뒷전?

- 코로나19 대비 차원···주주가치 훼손 우려 제기

  • 기사등록 2020-12-07 14: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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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게 주주배당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유 현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배당이 축소될 경우 주주가치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옥. [사진=더밸류뉴스]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각 은행들과 한시적 배당 축소 방안에 대한 협의에 나섰다. 이르면 내년 초에는 이에 대한 확정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지난 4월 금융지주와 은행에 배당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은 각국의 감독기관이 배당급·성과급 지급 및 자사주 매입 중단 등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국내 금융사 역시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올해 3월 이후 영국, 스웨덴 등의 유럽 국가들과 호주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배당을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수준으로 배당 규모를 동결하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한시적 배당 축소 방안에 대한 은행권의 의견을 취합하고 조만간 구체적 협의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배당 축소 방침은 필연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동반하기에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하나금융은 지난 8월 금감원의 배당 자제 압력에도 주주들에게 중간배당을 하기도 했다. 충당금이 충분히 쌓였고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했다는 이유다.


은행권 전반적으로는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금감원의 방침대로 배당 축소가 확정되더라도 결국 주주를 달래고 설득해야 하는 것은 개별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주가 역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3분기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악재 속에서도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특히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비상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한다”며 “그러나 은행들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까지 축소되면 저평가된 은행주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배당 축소의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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