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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되는 이재용 ‘뉴 삼성’ 시대…’깜짝 회장 승진’ 대신 ‘그룹 안정’이 먼저

- 삼성전자 대표 3인 유임…코로나에도 호실적 일궈내

- 반도체 부문 혁신 이룬 인물들 전격 승진

- 내년 3월 주총서 이재용 회장 승진에 주목

  • 기사등록 2020-12-03 18: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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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50대 사장단을 앞세워 한층 젊어진 인사로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 대표이사 3인이 내년에도 유임을 이어가는 안정화 속에서 반도체∙생활가전 사장을 새로 선임하며 쇄신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인사에는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깜짝 승진’은 없었는데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본인의 승진보다는 그룹의 안정을 먼저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회장 승진 혹은 등기이사 선임 등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에서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삼성전자 제공)]

2일 삼성전자가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의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 규모(사장 승진 4명, 위촉업무 변경 5명)와 비교해 소폭 줄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현재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소비자 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 기본 3인 대표이사가 유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정을 도모하고자 함과 동시에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액 66조9642억원, 영업이익 12조3533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각각 8%, 58.83% 증가하는 호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2017년 4분기(65조9800억원)를 넘어 역대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2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위기 속에서도 3인 대표 체제에서 뚜렷한 결과물을 낸 만큼 올해 연임이 됐다는 분석이다. 3인 대표는 2017년 각 사업 부문장에 선임, 2018년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올해 연임으로 재선임될 전망이다.


김기남(왼쪽부터)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 [사진=더밸류뉴스(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승진보다 그룹 먼저...가속화되는 '뉴 삼성'


특히 업계에서는 올해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 자신의 ‘깜짝 승진’ 대신 그룹 안정을 택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인사로 이 부회장은 큰 변화 없이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왔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며 삼성의 공식적인 총수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내년 3월 실질적 총수인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재합류 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승진, 등기이사 등과는 별도로 내년부터 이 부회장의 체제 아래 ‘뉴 삼성’으로의 변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방산, 화학 등 비(非) 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시스템 반도체, 5G, 바이오 등 신사업에 집중해 왔는데 이 같은 변화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 중 시스템 반도체 집중은 이번 인사로 좀 더 확고해졌는데, 회사는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RAM(디램)개발실장 부사장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정배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메모리사업 성장을 견인해온 DRAM 분야 전문가라고 평가 받고 있다.


아울러 최시영 DS부문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부사장은 DS부문 Foundry(파운드리, 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 사장으로 선임됐다. 최시영 Foundry사업부장 사장은 오하이오(Ohio)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출신으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Foundry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사업의 핵심보직을 경험하면서 반도체 전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왔다.


이정배 사장과 최시영 사장은 향후 삼성전자의 메모리∙비메모리 사업을 이끌며 ‘종합 반도체 1위’ 달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DRAM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하고 있으나 경쟁사가 쫓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DRAM 점유율은 41.3%였다. 2분기 43.5% 보다 소폭 낮아졌는데 이번 인사로 향후에도 입지를 견고하게 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와 Foundry 등 시스템 반도체는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육성에 힘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특히 Foundry는 최근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에 이번 인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배(왼쪽)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사진=더밸류뉴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이번 인사 뉴 키워드는 ‘쇄신’


이번 인사에서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는 ‘쇄신’으로 꼽힌다. DS부문 사업부장이던 진교영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연구·개발 분야인 종합기술원장과 신설된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 대부분은 전임자보다 5살 가량 젊어졌다. 50대 젊은 사장에게 핵심 사업부를 맡기며 세대교체를 단행해 안정 속 쇄신과 함께 세대교체도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성과를 일궈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핵심사업인 반도체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했다”며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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