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처음으로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12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 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이 부회장 주관으로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AI(인공지능), 5G 및 IoT(사물인터넷)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진 리드카(Jeanne Liedtka) 버지니아 대학 Darden(다든) 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Larry Leifer) 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컨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해왔다. 현재 서울,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 디자이너 1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