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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兆 잭팟' 뭐지?...얀센이 '퇴짜' 놓은 신약기술 되팔아

- '반전 드라마' 쓴 스토리 '화제'

  • 기사등록 2020-08-04 2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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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2015년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가 지난해 7월 반환된 신약기술을 끝내 다시 팔아 '반전 드라마'를 일궈낸 주인공은 한미약품(128940)이다.


한미약품 [사진=더밸류뉴스(한미약품 제공)]한미약품[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은 다국적제약사 MSD(미국 머크)에 자사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바이오 신약물질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LAPS GLP/Glucagon receptor dual agonist)에 대해 8억7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000만달러다.


한미약품(128940)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 권리를 글로벌 초대형 제약사인 미국 MSD에 이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발표했다.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9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하면 최대 8억6000만달러(약 1조272억원)를 받게 된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이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인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효 지속 기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있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한때 실패한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2015년 총 계약 규모 9억1500만달러에 사갔다가 지난해 계약을 파기한 게 듀얼 아고니스트다.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하는 효능을 기대했으나 당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쳐 4년 만에 한미약품에 기술을 반환했다.


퇴짜 맞은 후보물질이 다시 부활한 것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MSD는 비만 당뇨 등과 같은 계열의 대사질환인 NASH 치료에 듀얼 아고니스트가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당뇨 치료 효능은 다소 못 미치지만 비만에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임상 결과를 접하고서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얀센과 수행했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NASH 치료제는 아직 없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비만당뇨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사장은 “대사질환 영역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MSD와 함께 혁신적인 NASH 치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故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중단없이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한미약품의 이번 기술수출이 그동안 수차례 이어졌던 기술 반환으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항암제 후보물질 3개를 487억원에 기술수출한 뒤 2015년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과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금까지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은 모두 11건이다. 총 계약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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