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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송현동 매각에 서울시 중대 악영향”…권익위에 민원제기

- 대한항공 “서울시 공원화로 예비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 기사등록 2020-06-12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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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서울시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두고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1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전일 오후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권고를 구하고자 국민권익위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박 시장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절차의 진행을 중단하고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한 업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유·무형적 행위를 중단한다'라는 시정권고 또는 의견표명 결정을 구했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호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핵심 자구 대책인 송현동 부지 매각 추진이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공원 지정 추진, 강제수용 의사 표명 등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피신청인(박원순 서울시장)의 매각 방해 시도의 위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앞서 10일 오후 5시 마감이었던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입찰 의향서(LOI) 제출 기간에 어떤 매수자도 나오지 않았다. 


대한항공 측은 "당초 송현동 부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 받아왔다"며,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잠재 인수 후보가 15곳이 있었으나 서울시가 문화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투자방침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려면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돼야 하나 현재 장기 미집행 중인 공원과 송현동 부지 인근에 무수한 공원이 있다는 것, 서울시의 문화공원 조성은 대한항공의 기존 활용 방안과 유사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필요성과 공공성 모두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인근이라는 특성 때문에 건축물 높이는 12m 이하로 제한된다. 또한 각종 규제에 묶여 인·허가권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5월 27일 서울시는 올해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한 결과 공원 조성 찬성 입장을 받았다. 이후 서울시는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는데 이 변경 안에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계획구역 폐지, 문화공원 결정 등과 함께 재원조달계획도 포함돼 있다. 시는 대한항공 소유인 이 부지를 매입해 문화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부지 매입 보상비를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지급하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부지에 대한 보상비로 4670억원을 제시했다. 감정평가를 통해 내년 토지보상비의 10%를 계약금(약 467억원)으로 먼저 지급한 뒤 나머지 잔금(4204억원)을 2022년에 지급할 예정이다. 공원 조성비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한 전체 예산은 5357억원 규모다.


다만 이 보상비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임시가격으로 향후 실제 매입이 이뤄질 경우 감정평가업체 2곳에 의뢰해 정확한 매입가격이 결정된다. 시는 열람공고 이후 7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해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더밸류뉴스(서울시 제공)]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매수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4670억원)과 지급 시기(2022년)는 적절한 매각 가격과 매각 금액 조기 확보라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감안하면 충분치 못하다"며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2차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당초 계획대로 송현동 부지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나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송현동 부지 매각 진행과는 별도로 서울시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실히 협의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일 대한항공노동조합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입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객실승무원, 정비, 일반직 등 1만20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사내 최대규모 노조다.


이들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저평가 매입은 대한항공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며 “송현동 부지매각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용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인사동, 광화문광장 등과 인접해 있다. 해당 부지는 일본과 미국이 차례로 소유권을 보유했으나 1997년 우리나라로 반환됐다. 이후 2008년 대한항공이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매입해 한옥호텔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부지매각을 검토하면서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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