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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의 요청”…인수는 변함 없어

-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입장 전달

- “계약 체결 때보다 부채 4.5조 증가…자본잠식 심각”

  • 기사등록 2020-06-09 14: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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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 금호산업 등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9일 현대산업개발은 공식 발표문을 통해 "인수상황 재점검·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서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앞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2월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라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계약이 종결되므로 해당 기간까지 계약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해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매각 종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에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혀 달라는 것이다.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 측에 이달 말까지 인수 의지가 있는지를 밝혀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맺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3228억원에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총 2조50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이다. 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은 SPA 체결 후 6개월 후인 27일까지 거래를 종결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는데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업계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4월 7일로 예정됐던 1차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고 4월 30일로 예정된 구주 인수일도 미뤄지기도 했다.


[사진=더밸류뉴스(HDC현대산업개발 제공)]

이에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 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채권단 측에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됐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됐고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현재 기준 지난해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고 자본총계 또한 같은 기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울러 순손실도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현대산업개발은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으며 같은 달 24일에는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등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은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향후에도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금호아시아나빌딩. [사진=더밸류뉴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 등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은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국내는 물론 유수의 현지 로펌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현재 러시아를 제외한 중국 등 모든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항공업 침체로 인수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현재 러시아 승인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자금 조달계획에 따라 유상증자, 회사채 등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를 위해 출범한 미래혁신준비단은 이달 기준 23명 규모로 인수 준비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 외부 전문기관을 선임해 인수 후 통합(PMI)에 필요한 여러 컨설팅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계약 최종기한일이 연장되는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며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관련 권리가 변경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만약 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 간 이견으로 인해 인수가 중단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금호그룹 전체는 채권단 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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