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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제2금융권 초비상...여신전문금융채 발행 길 막혀

- 중·저신용자들, 제2금융권 카드·캐피털사에서도 밀려날 수도

  • 기사등록 2020-03-24 16: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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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로 여신전문금융채 발행 길이 막혀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업계가 자금 경색 직격탄을 맞았다.

 

여전업계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 여전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인데 이들에 대한 수요가 없으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한 캐피털사 고위 관계자는 "채권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가장 위험한 업종을 여신전문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저신용자가 많이 찾는 캐피털사는 경기 침체 등으로 대출자산 부실이 생길 수 있고이것이 곧 회사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여전채를 꺼린다는 것이다.


지폐. [사진=더밸류뉴스]

이에 따라 여전채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금융채 3년물 신용 스프레드는 이달 초 34.9bp에서 지난 20일 기준 48.7bp로 확대됐다이는 여전채 발행 때 회사가 내야 하는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손실 공포감이 여전업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ELS는 각국 대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기초자산이 35~60% 하락하지 않으면 당초 약정했던 이율을 제공하는 파생상품이다증권사들이 발행한 ELS에 통상 여전채가 담기는데최근 주가 폭락으로 ELS 발행이 위축되면서 여전채 수요가 덩달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발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여전채에 대한 신규 수요가 줄어든 것은 물론 향후 현금 확보 차원에서 유동성이 가장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여전채를 투매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LS 발행 잔액은 약 48조원인데 대략 10~15%(4800~72000억원)가 여전채다.

 

상당수 캐피털사는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사실상 영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일부 캐피털사는 앞으로 상환되는 금액 안에서만 새로운 대출을 하기로 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도 역시 회사채 시장 경색을 우려하고 있다상대적으로 캐피털사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카드사들은 돈줄이 마르기 전에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있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인 올 1~3월 기타 금융채 발행액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예정보다 많은 금액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중·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인 카드·캐피털사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이다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의 대출 최전방이 무너지는 셈이다.

 

때문에 정부 차원의 여전채 유동성 확보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에 정부 주도로 조성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 여전채 등을 인수해주는 방식으로 카드·캐피털사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자금난을 겪는 기업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캐피털사들은 유동성 위기로 금융당국에서 지원을 받았다.


kjy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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