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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어버스 '리베이트' 파문 한진칼 주총에 영향?...추미애 "필요하다면 수사"

  • 기사등록 2020-03-05 03: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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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대한항공이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사법당국은 이에 대해 수사할 태세다. 더욱이 이로인해 당장 27일로 예정된 한진칼 대한항공 주총에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3자주주연합에 수세로 몰릴 처지다.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4일 프랑스 PNF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996∼2000년 총 11대의 A330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버스가 이후 항공기 구매 대가로 세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전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리베이트가 전달된 시기는 2010∼2013년이다. 2010년 에어버스는 판매중개업자(브로커)의 아들 회사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 중 최소 200만 달러가 대한항공의 전 임원에게 전달됐다. 2011년 에어버스는 대한항공 측에 650만 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의 허위 계약을 체결했고 2013년에는 한국 및 미국 학술 기관에 600만 달러 등을 지원했다. 


PNF는 이 학술 기관들이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던 곳”이었다고 주장했다. PNF는 고위 임원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PNF는 리베이트 성격에 대해 “항공기 도입 시 맺은 합의에 대한 이행임과 동시에 추후 계약 등을 위한 관계 유지 성격도 있다”며 “프랑스 법에 따라 뇌물수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4일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항공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수사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추미애 장관에게 "항공사 업계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면 수사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며 대한항공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아마 (대한항공이) 1991년부터 1998년까지 항공기 구매할 때 리베이트로 1조895억원 세금을 탈루, 5400억원 상당의 추징금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채 의원은 이어 "최근 프랑스 검찰에서 확보한 내용"이라며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뿐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들에 항공기를 납품할 때 리베이트를 했다는 내용으로, 고위 임원들이 약 180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최종적으로 누구의 돈인지 밝혀내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에서도 같은 사건으로 조사를 했으니 국제적인 협조를 얻어 비자금 또는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 반드시 수사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추 장관은 "해외 조사결과 및 판결문 등을 확인해보고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후 수사가 필요하다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런 사실이 진상 파악이 된다면 수사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사안”이라고 했다. 앞서 에어버스는 항공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등을 고용해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2016년부터 PNF와 영국 중대범죄수사청,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아왔다. 에어버스는 기소 유예 조건으로 4조600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편, 한진칼 지분의 공동보유계약을 맺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관계 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주연합은 4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한진칼 주주연합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근 프랑스 검찰이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에 항공기를 납품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주주연합은 "국회 상임위 질의·답변 및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영국, 미국 검찰은 에어버스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대한항공의 A330 기종 10대 구매 대가로 고위 임원에게 1500만달러의 리베이트 지급을 약속했다"라며 "실제로 2010년 200만달러, 2011년 650만달러, 2013년 600만달러 등 세 차례에 걸쳐 지급됐다는 것이 밝혀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범죄 행위에 관여된 인사들은 즉시 물러나야 하고, 새로 선임될 이사진에 포함돼서는 안된다"라며 "이 같은 리베이트의 엄정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통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주주연합은 "리베이트 사건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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