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신임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은 여파로 풀이된다.
31일 우리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우리은행장 추천 일정을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 29일 최종 후보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논의가 길어지면서 이날로 연기했는데 또 다시 뒤로 미뤄진 것이다.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이날 오전 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여건 변화'를 감안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여건 변화'는 전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 대한 중징계(문책경고)를 결정했고 이로 인해 손 회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린 상황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의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잔여 임기는 채울 수 있지만 이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우리금융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올리고 연임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으로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우리은행장 인사도 미뤄지게 된 것이다.
손 회장은 인사의 키를 쥔 그룹임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절차에서 역할을 맡는 게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은행업계는 분석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그룹 회장직과 우리은행장직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룹임추위는 지난 29일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부문 부문장(부행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 등 3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