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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자본주의 세상은 풍요로워질수록 불안해진다 <부유한 노예>

  • 기사등록 2017-07-24 0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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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정호 기자]

이 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노동장관으로 미국의 성장을 직접 주도했던 저자가 고속 성장경제와 풍요의 환상 속에 감추어진 냉혹한 현실을 파헤친다. 신경제의 경제 구조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삶의 질을 이에 대응해 어떻게 변할 수밖에 없는지를 일상적인 예를 들면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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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중이던 어느 날이었다. 출근할 때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날 아침에도 집을 나서기 전에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막내 방에 갔다. 막내는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그날 밤 퇴근하고 돌아오면 자기를 깨워달라고 했다. 나는 너무 늦을 것 같아 내가 집에 올 때 쯤이면 아마 곤히 잠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날 아침에 보는 것이 더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막내는 졸라댔고, 나는 그 이유를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막내는 단지 내가 집에 있는지 없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금까지도 왜 그랬는지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갑잡자기 장관직을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19세기 후반 대량생산 시대가 오기 전에는 고정 임금을 받는 영구적인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이일은 가정이나 소작농 혹은 각가 가정에서 운영하는 조그마한 작업장에서 이뤄졌다. 간혹 일부 장신이나 공예가의 손을 거치기도 했다.


- 그 어떤 경우에도 안정된 수입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수입은 날씨나 전염병, 질병, 전쟁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 미국에서 대량 생산 방식이 처음 선보였을때 누군가를 위해 영구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로 간주됐다. 19세기 중반에 나온 한 정치 관련 팜플렛을 보면 "임금이란 것은 노예를 거느리는데 따르는 비용이나 수고를 없애면서 노예 제도의 모든 장점을 가져보겠다는 교묘한 악의 도구"라는 내용이 있다.

- 임금 노동은 과도기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다.


- 대량 생산 시대가 시작되면서 공장주들은 기술자들을 기계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고용해 고정된 월급을 주고 계기를 돌리도록 했다. 이에 대해 기술자들은 미국 최초의 대규모 노조인 노동 기사단(The knights of Labor)를 결성해 임금 제도 폐지라는 목표로 대응에 나섰다(서울의 물장수 조합 인용할 것)


- 결국 기사단이 패배하면서 임금 노동이 하나의 표준이 됐다. 1870년과 1910년 사이에 미국의 인구가 두배 증가하는 동안, 산업체의 임금 근로자 수는 350만에서 1,420만으로 네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어느 공장이든지 근로자수가 늘어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 그리고 삶을 꾸려나가는 것. 이 두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가. 흔히 인간이 탐욕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실은 이 문제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몰고 오고 있는 혁명을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종신고용이 사라진 시대,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돈을 얼마나 더 벌 수 있을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더 필사적이 된다.


-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더 좋은 조건으로의 이동이 쉬워질수록 교육 수준이나 재산, 그리고 건강면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교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은 주거지역, 직장, 학교, 보험 서비스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육과 경제수준이 떨어지며, 건강이 좋지 않거나 이런저런 불리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더 쉽게 배척당할 것이다.


-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더 필사적인 삶, 불안감, 반부 격차와 사회적 분화라는 비용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


- 구매자로서의 우리가 더 좋은 조건으로 쉽게 바꿀 수 있게 되면 될수록 판매자로서의 우리는 모든 고객을 유지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더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우리 삶은 더 필사적인 모습을 띄게 된다.


- 부자가 되면 될 수록 더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고, 또 일을 하지 않을 때 조차도 잠시도 일에 대한 생각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 필사적으로 일에 매달리면 더 잘살게 될 수도, 그렇게 되지 않을수도 있다.


- 대량생산에 기반한 경제도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겠지만 과거보다는 못할 것이다. 현재 추세는 동일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쪽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고객이 새롭고 독특한 것을 원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대량생산의 개념 없이도 성공이 가능한 형태가 시장에 더욱 민첩하게 뛰어들고 있다. 이제 가수들은 관객과의 사이에서 사업을 펼쳤던 대규모 레코드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청중과 직접 만나고 있다. 골동품이나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통해 구매자를 만나고 있다.


- 정보의 제약은 첫번째 제약이었다. 1950년대 초반의 더운 여름 토요일 나는 부모님을 따라서 뉴욕의 피크스힐을 터벅터벅 걸었던 기억이 있다. 거리는 두번째로 큰 제약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물건을 집 근처에서 구입했고, 외진 곳에서 살고 있을 경우에는 자급자족을 해야 했다. 이 두가지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 건강, 오락, 매력, 지적 호기심, 접촉, 가족의 평안, 경제적 안정이 미래 사회에 비즈니스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사회가 더 잘 살게 되고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남에 따라 단순한 의식주의 수요를 넘어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을 추구하는데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다. 이 욕망 추구에는 한계가 없으므로 사람들은 계속 더 많은 것을 원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경제가 성장하고, 미래의 일자리는 그 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 미래에 유망하게 될 비즈니스의 7대 키워드


1) 건강 : 아무리 건강하고 나이가 몇살이든 간에 사람들은 더 건강하고 더 오래살고 싶어하는 법이다. 따라서 오래 사는데 필요한 약품, 기기, 치료, 운동에 대한 수요는 끝이 없을 것이다.

2) 오락 : 아무리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해도 더 큰 재미, 스릴, 서스펜스, 충격, 놀라움, 흥분의 요소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영화, 비디오, 연극, 음악, 운동경기, 여행, 문학에 대한 수요는 끝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행글라이딩이나 번지 점프와 같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경험에 대한 수요도 끝이 없을 것이다. 세살짜리 아이와 함께 놀이동산에 가는 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3) 매력 : 현재 아무리 예쁘다고 할지라도 더 예뻐지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따라서 의류, 화장품, 구강 청정제, 치아 교정, 복부비만 성형, 선택 크림, 염색, 다이어트, 더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상담 서비스 시장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4) 지적 호기심 : 학교 다닐때는 배운다는 것이 그렇게 지루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뇌를 자극시키는 뭔가를 여전히 원하고 있다. 뉴스나 정보, 새로운 발표, 역사적인 설명, 그리고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 등에 관한 수요 역시 한계가 없을 것이다.

5) 접촉 : 은둔 생활을 하거나 사람을 혐오하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접촉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접촉할 수 있고, 보살펴주고, 마사지나 성적으로 즐겁게 해주는 서비스를 더 빠르고 쉽게 낮은 가격으로 더 편리하게 해주는 상품에 대한 수요는 끝이 없을 것이다.

6) 가족의 평안 :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살펴 주고 가르쳐주고 새로운 의욕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7) 경제적 안정 : 지금까지 열거한 것들을 얻기 위한 수단은 돈이다. 최고 수익률에 대한 상담이나 투자 계획 수립에 관한 시장과 불행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시장도 그 한계가 없을 것이다.


-세상이 급변하면 사람은 불안해진다. 부자도 불안하고, 가난한 사람도 불안하다.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한다. '불안 자극 산업(?)'이다. 보험이 대표적이다.


pj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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