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중국 공급과잉과 중동 사태라는 업계 전반의 위기 속에서도 최종 화학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토대로 업황 침체를 견뎌내며, 올해 신규 설비 상업 가동과 대규모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계획대로 이행하는 모습이다.
국내 석유화학 4사 영업이익 변화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최종재 집중' 구조적 이점 속 원가 변수는 상존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에틸렌 등 기초유분(NCC) 설비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은 최근 중국이 기초소재 자급률을 높이며 대규모 증설에 나선 탓에 공급 과잉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정제된 기초유분을 외부에서 조달해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 최종재를 생산하는 사업(다운스트림)에 집중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매출액 비중. [자료=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중국 기업들의 증설 품목과 겹치는 비중이 적어 수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또한 유가에 따른 정제 마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사나 기초 소재 기업들과 달리, 하위 특화 제품의 마진을 가져가는 수익 구조를 갖춰 유가 변동에 덜 민감하다. 이로 인해 타사의 악재인 기초유분 가격 하락이 오히려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마진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를 방어하는 구조적 이점을 지닌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됐던 연말 성과급 및 정기보수 등 약 5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해소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 안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타이어용 합성고무의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BD) 등의 가격이 단기 상승함에 따라,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도 공존한다.
◆ SSBR 상업 가동·ESG 지표 상향...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소재 부문 투자는 물리적인 가동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해 연산 3만5000톤 규모로 증설을 마친 전기차 타이어용 고무(SSBR) 설비가 올해 1분기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계열사인 금호미쓰이화학 역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인 MDI 10만톤 생산 효율화(디보틀네킹) 투자를 결정하며 특화 소재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산 3만5000톤 규모로 증설을 마친 전기차 타이어용 고무(SSBR) 설비가 올해 1분기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이다. [사진=금호석유화학]
비재무적 지표인 ESG 경영 부문에서도 수치적 결과가 확인된다. 지난 2월 S&P 글로벌이 발표한 ‘2026 지속가능성 연보’에서 화학 업종 상위 9%에 해당하는 ‘멤버(Member)’ 등급에 3년 연속 등재됐다. 같은 달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기후평가에서도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A-’ 등급을 획득했다.
◆ 부채비율 28%...재무 건전성 기반 주주환원 정책 이행
경영 지배구조의 안정화와 건전한 재무 상태는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부채비율은 약 28% 수준으로, 업계 '빅4' 내에서도 독보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타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LG화학 114%, 롯데케미칼 76%, 한화솔루션 196%이다.
금호석유화학 최근 5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및 부채비율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이러한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금호석유화학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총주주환원율 40% 이상 유지’ 원칙을 이행 중이다. 올해 주당 17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지난 3월에는 약 87만 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 이에 더해 추가로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기업가치 제고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