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거대한 실적 잭팟을 미리 예견한 듯한 삼성생명보험(대표이사 홍원학)의 '자본 리밸런싱'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380조원이 넘는 거대 자산을 고수익 구조로 재배치하며, 신회계제도(IFRS17) 하의 견고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과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밸류업’ 로드맵을 본격화하고 있다.
압도적인 자산 규모를 활용한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와 신계약 가치 중심의 성장은, 삼성생명을 글로벌 자산운용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사진=삼성생명]
◆ 삼성전자 지분 매각…자본 효율화와 자산 리밸런싱
삼성생명은 지난달 19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보통주 624만4658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약 1조2176억원에 달하는 이번 매각은 장부상 총 취득금액이 5444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을 시가로 현실화해,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처분은 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자본 배분의 유연성을 확보한 조치"라며 "확보된 재원은 삼성SRA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통한 고수익 대체투자 수익증권으로 재배치되어 운용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자산 총계 384조8860억원(2026년 전망치)의 무거움을 덜어내기 위해 배당수익률이 낮은 주식 비중을 조정했다. 이를 부동산·인프라 등 실물 자산 위주로 재편하며 수익 구조의 질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 소유 현황. [이미지=더밸류뉴스]
◆ 삼성전자 57.2조 잭팟 적중…특별계정의 기민한 ‘수익 사냥’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1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액 133조원(전년동기대비 +68.06%),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전년동기대비+755.01%)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다. 이는 삼성생명의 운용 역량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특히 변액보험을 관리하는 특별계정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8만982주 추가 매수하며 보유량을 390만4185주까지 확대했다. 약 155억원의 추가 투자로 실적 잭팟의 수혜를 선제적으로 거머쥔 것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관련 혹은 즉시연금 등 일회성 이익 요인이 다수 발생했거나 발생 예정"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일회성 이익이 횟수도, 금액도 작지 않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수호라는 일반계정의 역할과 별개로, 특별계정은 철저하게 수익률 중심의 ‘액티브 운용’으로 삼성전자 슈퍼사이클의 과실을 따냈음을 보여준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사진=삼성생명]
◆ 거버넌스 혁신과 밸류업 로드맵…'종합 라이프케어 플랫폼' 도약
삼성생명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5300원의 배당을 확정하고, 집중투표제를 법적 의무화보다 1년 앞서 도입하는 등 거버넌스 혁신 의지를 보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유지분가치 약 95조원에 50% 할인 적용 및 본업가치 약 23조원 적용 시 기계적 적정 시가총액은 70조5000억원 산출된다"며 "내년 대규모 삼성전자 특별배당 수취로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지난 1986년부터 이어진 유배당 계약자 배당 논란에 대해서도 누적 결손 11조3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보전해온 재무적 실체를 강조하며 책임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력을 실탄 삼아 시니어 리빙 및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조기 정착시켜 '종합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완수한다는 방침이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지난달 19일 주총에서 "보험과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고도화된 자산운용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선제적인 소비자 보호와 거버넌스 혁신으로 고객과 주주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