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명절 문화의 무게 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언급되던 가사 부담보다 일정 조율과 비용, 이동 등 ‘가족 운영’ 영역에서 체감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지난 1월 말 ‘2026 연애·결혼 인식 조사’를 통해 기혼남녀 517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명절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1%p다.
결혼정보회사 가연 지난 1월 말 ‘2026 연애·결혼 인식 조사’를 통해 기혼남녀 517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명절 경험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지=결혼정보회사 가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6%는 결혼 후 한 번 이상 명절을 양가(시가 또는 처가)와 함께 보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없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대다수 기혼자가 명절을 양가와 함께 보내는 전통적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명절을 보내며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양가 방문 일정 조율’이 25.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양가 부모님 선물 등 지출 부담(22.7%)’, ‘장거리 이동·교통 문제(19.4%)’, ‘결혼 전과 달라진 역할 및 기대치 부담(13.2%)’, ‘배우자와 시가·처가 관계 스트레스(8%)’, ‘명절 식사 준비 등 가사 부담(7.1%)’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휴식 부족’, ‘차례 부담’, ‘어려움 없음’ 등이 있었다.
특히 가사 부담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일정·이동·비용과 같은 운영 부담이 상위권을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대가족 중심의 명절 준비 문화가 간소화되는 흐름 속에서 부담의 성격이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성별에 따른 체감 차이도 확인됐다. 남성은 ‘양가 방문 일정 조율(28.4%)’과 ‘장거리 이동·교통 문제(23.4%)’를 1, 2순위로 꼽았다. 이동의 물리적 피로와 책임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성은 ‘선물 등 지출 부담(26.6%)’과 ‘양가 방문 일정 조율(22%)’을 우선 선택했다. 비용 관리와 양가 간 형평성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가연의 강은선 커플매니저는 “가사 부담 비중은 낮은 대신 일정·이동·비용 등 가족 운영에 속하는 응답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차례 및 대규모 식사를 준비하던 전통적 명절 문화가 점차 간소화되는 사회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연은 설 연휴 기간에도 명절 상담팀을 운영한다. 14일부터 18일까지 평소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연휴를 활용해 상담을 문의하는 미혼남녀의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및 예약은 대표 전화, 네이버 플레이스,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가능하다.
이번 조사는 결혼 이후 명절 부담의 형태가 ‘노동’에서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절 문화의 변화는 가족 관계의 문제라기보다, 일정과 비용을 조율하는 현대적 생활 구조의 문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