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 김장준 기자
대신증권(부회장 양홍석)이 올해 들어 공정거래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 첫 진입한 데 이어 자기자본 3조원을 돌파하면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또, 대신증권은 종합투자금융사(일명 종투사) 신청을 앞두고 있어 1970년대 증권명가(證券名家)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목표 주가도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대기업집단 78위... 증권그룹으로 미래에셋 이어 두번째
대신증권(그룹명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7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 매출액 4조6550억원, 순이익 8740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 계열사는 대신증권(상장사), 대신자산운용, 대신자산신탁(이당 비상장)을 포함해 117개였다. 증권전문그룹으로는 미래에셋에 이어 두 번째 대기업집단이다.
대신증권이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종투사 인가를 목표로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늘려왔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K-IFRS 별도 기준으로 대신증권은 자기자본(자본총계)은 3조원을 넘겼고(3조1039억원)고 이에 따라 종투사 신청이 가능해졌다.
종투사란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가 K-IFRS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갖출 경우 해외프로젝트 등의 신사업, 신용공여 등을 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가 허가하는 것을 말한다. 헤지펀드 업무를 포함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해지고 자본 건전성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60여곳 중 종투사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9곳이다. 대신증권이 인가를 받은면 10번째 종투사가 된다. 또, 대신증권 자기자본이 증가하다보니 공정자산(비금융계열사 자산총계 + 금융계열사 자본총계)도 5조원을 넘기게 됐고(5조7590억원)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번에 대신증권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는 등 기업금융(IB)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이상) 인가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올해 상반기 중 금융당국에 종투사 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사측은 신청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자기자본이 3조원 초반대로 충당금 반영을 비롯해 실적이 악화될 경우 심사과정에서 자기자본 3조원을 밑돌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본사 사옥 ‘대신343’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 이 사옥은 7000억원대 가치를 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각 자금을 확보하면 자기자본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길 예정이다. 본사 사옥이 매각 된다면 대신증권의 자본총액은 약 3조8000억원 정도로 종투사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을 거뜬히 넘기고 초대형증권사 인가 기준인 4조원에 가까워진다. 회사 내에선 본사 사옥 매각을 시작으로 초대형 증권사 진입에 시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ECM 8위→5위 점프, 유상증자 성과 내며 순위↑기여
대신증권은 본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가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증권사들의 ECM 성과를 집계한 결과 대신증권은 5위를 기록했다. 1위 KB증권, 2위 하나증권, 3위 삼성증권, 4위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는 8위였다.
ECM(Equity Capotal Market)이란 IPO(기업공개), 유상증자를 비롯해 기업의 자본 조달을 증권사가 주관한 실적을 말하며 증권사의 핵심 역량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신증권은 유상증자 부문에서 NH투자증권과 더불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1위 한양증권, 2위 KB증권이었다. IPO 부문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1위 하나증권, 2위 KB증권, 3위 삼성증권, 4위 신한투자증권이었다.
◆26년 연속 현금 배당...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
대신증권 주식은 한국주식시장에서 손꼽히는 배당주이기도 하다. 대신증권은 26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해 국내 배당주 추천순위에서 항상 상단에 위치해있다. 26년 연속 배당의 비결은 실적 개선에 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은 3조8546억원으로 지난 2022년(4조2313억원)에 비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2021년 이후로 꾸준히 3조원 이상의 영업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롯데건설 유동성 딜 참여로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을 올렸고, 지난 2020년 이후 기업공개(IPO) 역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기에 올해 역시 3조원 이상의 영업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주식이 저평가 될 때마다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왔다. 최근 5년 사이에도 3차례에 걸쳐 보통주 67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시중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과 주당 미래현금흐름을 향상시켜 주가를 상승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이벤트 덕분에 대신증권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이벤트를 주목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2만200원으로 상향하고 매수(BUY) 의견을 냈다. 현재가 1만 6890원.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신증권 목표주가를 2만3000원으로 상향하고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다. 23일 오젼 현재 대신증권 주가는 1만6980원이다.
◆양홍석 부회장,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 취임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양재봉(1926~2010) 창업 회장→양회문(1951~2004) 전 회장→양홍석(43) 부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홍석 부회장은 양재봉 창업주 장손이며 지난헤 3월 정기 주총에서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지난 2005년부터 약 20년 동안 모친 이어룡 회장이 맡이온 이 자리를 양홍석 부회장이 맡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양홍석 부회장이 책임 경영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등을 역임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전문 경영인으로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오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3연임이 확정됐다. 오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대신저축은행 상무, 대신저축은행 대표, 대신증권 부사장을 거친 ‘30여년 대신맨’이다. 지난 2020년 3월 대신증권 대표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