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빈 문화 평론가·출판 마케터] 몇십억짜리 집과 차를 가진 사람의 부와 명예는 우리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할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우리는 흔히 많은 것을 손에 넣은 사람을 쉽게 우러러보곤 한다. 그의 삶을 부러워하고, 모방하며, 존경하기도 한다. 나랏일을 하거나, 어느 기업가의 일원이거나, 자수성가형 인재거나...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자기계발서와 에세이는 세상에 널렸다. 이 책들이 잘나가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함께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책을 구매하고 또 구매해도 내 삶이 달라지진 않았다. 책장에는 먼지만 쌓여가고, 몇 년째 변함없는 월급과 의지 또한 책장과 다를 게 없다.

왜? 똑같은 질문을 수백 번 수천 번 되뇌어봐도 정답은 똑같다.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느냐,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느냐, 무슨 학교를 나와 얼마의 봉급을 받는 회사를 다니며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쌓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은 아주 작은 습관부터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계획해 거대하고 장대한 꿈을 이뤄나갔다. 보통의 매일이 모여 칭송받는 역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열여덟 번째 필독서 <스몰 스텝>(박요철 지음, 뜨인돌)은 작지만 꾸준한 실천을 통해 작은 혁명을 이룬 평범한 저자의 이야기다.

'스몰 스텝'. 박요철 지음, 뜨인돌. [이미지=교보문고] 

저자는 ‘나다운 것, 나답게 살아가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 남들의 인생을 모방하거나 따라가지 않는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행복을 얻고자 자그마한 일부터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40대 가장인 저자는 자신이 작은 일들을 해낼 때마다 어떤 표시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내지 못할 때는 표시하지 않았다. 그 표시가 자신을 책망하는 장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삶이다.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 철학을 가지고 사는 삶이다. 나답게 사는 이들은 음식 하나, 책 한 권, 모임 하나를 나가더라도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세우기 위해 더 많은 경험을 한다. 타인을 존중하지만 맹목적으로 따라가진 않는다. 이런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은 실천과 경험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그것도 오랜 기간 쌓인 ‘축적의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공부처럼 삶에도 왕도는 없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실천할 수는 있다. 그것이 바로 스몰 스텝이다.”

좋아하는 음식 메뉴가 있다는 것, 좋아하는 노래 혹은 가수가 있다는 것, 좋아하는 운동 종목이 있다는 것... 나만의 기준을 하나씩 세우기 위해서는 작은 습관을 만들어 하나씩 실천해보자. 나 자신을 이해하려면 우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는지 인지해야 한다. 취향과 취미, 그리고 개성을 가지기 위해 스몰 스텝을 밟아가다 보면 결국 대단한 삶이라 칭송받는 그들과 다를 것 없는 단단하고도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김정빈 문화평론가·출판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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