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기 명예교수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사전투표관리관은 사전투표기간 각 일자별 투표가 마감되면 ‘사전투표록’에 투표용지 발급기에 의한 발급수, 투표용지 교부수를 기록하며, 실물 투표지 역시 존재하므로, 사전투표용지의 발급·교부수와 실제 투표수를 비교하여 사후적으로 선거부정 여부를 검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소 달라 보인다.
사전선거는 투표가 마감되면 투표지가 다양한 투표자의 소속 선거구로 흩어져 우송되기 때문에 별도로 이를 집계하지 않으면 투표수 비교가 사실상 쉽지 않다. 또한 여러 차례의 부정선거 시비에서도 이렇게 검증된 사례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이상한 투표지나 투표지 수가 선거권자 수보다 많은 사례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헌법재판관들의 생각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숫자와 수학적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선거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선거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발급수나 교부수는 기술적으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추적할 수가 있다. 현재는 그 투표의 결과가 어느 선거구에서 최종투표수로 합산되는지에 대한 분류와 집계는 전자적으로 동시에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을 분류하고 집계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기술적으로는 간단하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각 사전투표지에서 발급한 투표용지 발급수와 교부수, 사전투표자의 소속 선거구에서 집계되는 최종 사전투표수를 실시간으로 교차검증할 수 있게 되고, 만약 이것이 최종적으로 실물 투표지 수와 비교하여 일치하지 않으면, 부정의 의심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전투표자의 투표의 결과가 어느 선거구에서 최종투표수로 합산되는지에 대한 분류와 집계를 내는 것이 사전투표자의 사생활 침해나 선거권 행사의 비밀투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적법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투표수 교차검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사전선거가 합헌적 제도라거나 공직선거법에 선거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2022. 11. 16. 독일 베를린주 헌법재판소에서는 주권자의 주권 행사가 시점에 따라 양분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권행사의 동일시점 원칙을 세우며,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의회 및 하원의원 선거를 전 지역에서 무효화하였다. 우리나라 사전선거는 이 주권행사의 동일시점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새겨야 한다.
또한 투표관리관의 개인날인은 선거 당일에 투표 현장에서 투표지 한 장 한 장이 적법한 투표지임을 확인해 주는 행위로서 선거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여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며, 사람들의 눈 앞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의 무결성에 대한 감시 절차인데, 이것을 무력화시키는 인쇄날인을 인정하는 것은 사전선거에 있어서 부정선거를 위해 뒷문을 열어두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적법한 것으로 판단한 위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선거절차의 공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우리 헌법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
사전선거의 위헌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숫자와 수학적 알고리즘은 국가적 명운이 달린 부정선거 사안에서 복잡한 교차검증을 순식간에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너무나 매력적이다.
숫자는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해준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3.14.~1955.4.18.)이 연구실 벽에 사진을 걸어 놓고 늘 바라본 이론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6.1.~1879.11.5.)에게는 수학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었다. 투자 업계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주식투자에 나선 수학자 그룹이 역대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워렌 버핏 (Warren Edward Buffett) 이 총 3,787,464% (대략 380만%) 의 투자수익률을 올려서 세계 최고이지만, 연평균 기준으로는 필자가 아는 한, 수학 교수였던 짐 사이먼스 (James Harris Simons) 의 투자수익률이 최고이다. 그의 수익률은 31년 동안 투자자 수수료 전 기준으로 66%의 연평균 수익률을 달성했고, 수수료 후 수익률은 약 39%인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은 19.8%이다.
수학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그래서 필자는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든든해 진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선거관리에서 공정성을 해치는 규정들은 제거되어야 하겠지만, 그 전에 선거관리 당국자는 숫자와 수학을 이용한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서 부정선거를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우려볼 만하다. 사실 사전선거 대신에 최소한의 부재자투표제도가 허용될 경우에도 이런 메커니즘은 부정선거의 예방과 대응에 매우 효율적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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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명예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24년 03월 15일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원문에는 각주가 부기되어 있으며, 각주에서 인용자료의 출처와 추가적인 보충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원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