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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⑪이랜드, 중국시장 제2도약 나서는 ‘이대앞 2평신화’

- 2년만에 흑자전환...코로나19 사실상 종료로 유통·패션 실적↑

- 이랜드월드 주도로 중국 시장 재진출 나서

  • 기사등록 2023-08-10 1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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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양희정 기자]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은 한국 재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에게 두 가지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나는 1980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잉글랜드라는 간판의 2평짜리 옷가게로 시작해 거대 유통·패션 그룹으로 급성장했다는 이른바 '2평 성공신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M&A(인수합병)의 성공 못지 않게 도전도 겪었다는 'M&A 시행착오'이다. 


이제 이랜드그룹은 어느 지점에 위치해있는 걸까? 


◆공시대상집단 47→46위, 2년만에 흑자 전환


결론부터 말하면 이랜드그룹은 제2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46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1단계 점프했다.


이랜드그룹 지배구조. 2022년 12월 기준.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조1550억원, 순이익 690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8..45% 증가했고 순손익은 흑자전환했다(이하 K-IFRS 연결). 2020~2021년 2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마감한 것이다. 계열사는 33개로 전년비 2개 증가했다. 


이랜드그룹의 양대 주력사는 지주사이자 패션을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월드(대표이사 최종양 최운식)와 뉴코아아울렛, NC백화점 등으로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리테일(대표이사 윤성대)이다. 두 회사의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액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패션 50%, 유통 40%, 기타 10%순이다. 


이 가운데 턴어라운드(흑자전환)을 이끈 곳은 이랜드월드로 지난해 매출액 5조328억원, 영업이익 12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3.5%, 12.2%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패션사업부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 1조5207억원, 영엽이익 2702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30.83%, 164.9% 증가했다. 


이랜드월드의 매출액, 영업손익률 추이. [자료=이랜드월드 사업보고서] 

패션사업부 실적개선을 이끈 배경에는 이랜드의 SPA(제조·유통 통합생산) 브랜드 스파오(SPAO)가 있다. 스파오는 지난해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무려 700%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완화로 외출이 잦아지면서 의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금리 인상과 고물가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스파오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외식사업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저가 외식 브랜드 '애슐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이츠(대표이사 황성윤)가 지난해 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액 1조6161억원, 영업이익 669억원, 당기순손실 8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1.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1.48% 급증했다. 순손실이 확대됐지만 이는 지난해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각각 기업분할하는 과정에서 일회성으로 발생한 계속영업손실 732억원과 중단영업손실 141억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은 '숙제'로 남아있는 기업공개(IPO)에 탄력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부터 IPO를 추진해왔지만 코로나19,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번번이 철회됐다. 


◆부채비율 178%... 200% 미만으로↓  


그렇지만 완전 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1분기 기준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은 178%(K-IFRS 연결기준)이다.  


이랜드월드 부채비율 추이. K-IFRS 연결 기준. 단위 %. [자료=이랜드월드 사업보고서] 

3월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단기차입금(유동성 사채 포함)은 9861억원으로 조(兆) 단위에 육박하고 있다(이하 K-IFRS 별도). 전기 대비 3.19%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이 3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평균 3200억원 가량이 만기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랜드월드는 올해 1분기(1~3월)에 장가차입금(장기유동화차입금 포함) 1874억원을 새로 조달했고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유동화차입금 포함) 800억원과 리스부채 172억원을 상환했다. 결과적으로 금융기관에서 끌어온 자금이 전분기 대비 577억원 늘었다. 


3월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현금성자산은 733억원이고 월평균 고정비는 587억원이다. 월평균 고정비는 올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 1761억원을 3으로 나눈 값이다. 정기예금, 예치금 등의 단기금융상품 237억원이 있지만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에 담보제공돼 있다. 이랜드월드가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제한돼 있다는 의미이다. 이랜드월드의 매출채권도 담보제공돼 있다. 


◆'중국 시장 직진출’로 제2도약 워밍업


최근 들어 이랜드그룹에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 시장 재진출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1월 한중 패션 총괄 대표로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를 선임했다.  


이랜드월드는 최근들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1분기 매출액 가운데 중국 부문이 3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사실상 종료와 리오프닝 덕분으로 분석된다. 후아유, 뉴발란스 등 캐주얼 및 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랜드 패션 상하이'의 1분기 매출액은 1300억원, 순이익 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5.1% 증가했고 1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이랜드는 여세를 몰아 스파오의 중국 직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이랜드그룹 주요 계열사 매출액. 2022년 K-IFRS 연결 기준.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상하이 생산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2010년에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유통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그렇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여기에다 M&A 시행착오가 겹치며 이랜드그룹의 재무 사정이 나빠졌고 티니위니, 케이스위스 브랜드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거쳤다.


◆박성수 회장, '지식 경영' 실천하는 은둔의 경영자 


박성수 창업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여 국내 패션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1월 여동생 박성경 부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독서를 통한 ‘지식경영’을 강조하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수년간 근육무력증을 앓는 과정에서 책 2000여권을 독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왼쪽 두 번째) 이랜드그룹 회장이 2009년 12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짐 데이비스(왼쪽 세번째) 뉴발란스 회장과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경 당시 이랜드그룹 부회장, 박성수 회장, 짐 데이비스 회장, 롭드마티니 뉴발란스 CEO. [사진=이랜드] 

이랜드측은 "중국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이랜드가 지난 3년간 숨을 고르며 준비한 결과"라며 "최운식 대표가 향후 국내 성공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제2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hejung07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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