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국내 발전공기업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두각을 보이면서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 에너지 비중 2%↑... 탄소 에너지 81→76%↓
16일 더밸류뉴스가 국내 발전공기업 5곳(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부발전의 대체 에너지 비율은 2020년 12월 1.62%에서 올해 1분기 2.09%로 0.48%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산 에너지 가운데 대체 에너지 비율이 2%를 넘은 곳은 서부발전이 유일했다.
대체 에너지란 탄소를 발생시키는 기존의 화력발전을 대체하는 에너지를 말하며 서부발전은 대체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충남에 태안 태양광, 새빛 태양광, 전남에 화순 풍력, 장흥 풍력 발전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기간 탄소 에너지 비중은 75.62%에서 71.06%로 4.56%p 감소했다.
탄소와 친환경 에너지의 복합을 의미하는 복합 에너지 비중은 17.29%에서 20.76%로 3.47%p 증가했다.
한국서부발전이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에 성과를 낸 계기는 지난해 6월 박형덕 사장이 탄소중립 테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면서부터이다. 당시 취임 2개월째이던 박형덕 사장은 탄소중립 TF 출범식에서 "2050 탄소중립 선도를 위해 사업체계를 전환하고 신기술과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화력발전의 한계를 돌파하고 탄소중립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형덕 사장은 서부발전 모기업인 한국전력에서 기획본부장, 지역본부장, 홍보실장 등을 역임했다.
◆LNG 가스터빈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이후 서부발전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서부발전은 한화임팩트와 수소, LNG 혼합연소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서부발전과 한화임팩트는 수소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50% 수소 비중 혼소발전을 달성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LNG 발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연료 확보 방안은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다. 2030년부터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또는 저산소 상태에서 고온으로 가열하면 기체나 액체로 분해되는데, 이 물질은 석유계 화합물과 거의 유사해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쓰레기양을 줄일 수 있고 수소 함량이 높은 합성가스는 고순도 흡착·분리 공정을 통해 수소만 따로 분리해 연료전지, 수소터빈 등의 발전연료로 쓸 수 있다.
서부발전은 2025년까지 석유코크스를 활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석유코크스는 정유공정에서 생산된 부산물이다. 석유코크스 가스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포집하면 블루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수소생산 기술 개발 시 하루 약 3톤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최근 서부발전은 두산퓨얼셀과 ‘연료전지 운전·정비 기술이전 및 사업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부발전이 두산퓨얼셀로부터 연료전지 운전·정비 기술을 이전받고, 청정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부발전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분산형 친환경 연료전지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서부발전은 한양(건설사), GS에너지와 '여수·광양만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암모니아 사업추진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전남 여수 묘도 항만 재개발 사업 용지에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인프라를 조성할 예정이다.
◆1Q 수익성 개선...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
서부발전의 이같은 친환경 에너지 전략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매출액 4조9700억원, 영업손실 609억원, 당기순손실 17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서부발전이 이같은 적자를 기록한 원인으로는 발전량 증가에 따른 환경비용이 동반상승했기 때문이다. 매출원가 가운데 기타비용이 전년비 500억원 가량 증가했는데 주로 탈질 설비, 탄소배출권 등의 비용이 증가했다. 그래서 친환경 전략은 좋지만 수익성에 소홀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서부발전은 올해 1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올해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부발전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8649억원, 영업이익 1283억원, 순이익 6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8.48%, 23.69%, 47.51%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흑자 전환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수익성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서부발전은 올해 6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중대재해 근절, 발전원가 혁신, 재무구조 개선, 사업기능 조정, 조직효율 향상 등 5대 추진과제를 실행하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경영 효율화 등으로 역대 최대인 2308억원을 절감했다.
서부발전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박형덕 사장은 다정다감하고 친근한 성품을 갖고 있으면서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전력 홍보실장을 2년 가량 역임하면서 언론계 인맥도 갖고 있다. 1985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기획본부장, 지역본부장, 홍보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서부발전은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 설립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발전설비용량은 11,441메가와트이며 국내 전력공급의 8.5%를 담당하고 있다. 서부발전이 소유하고 있는 발전소의 대부분이 서쪽에 있어 서부발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