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대표이사 구광모)와 LX(대표이사 구본준) 두 그룹이 14일 지분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켰다. 두 그룹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계열분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고(故) 구자경(1925~2019) LG그룹 회장의 삼남이다. 고 구자경 회장은 구몬부(1945~2018), 구본능, 구본준, 구본식의 4형제를 뒀다. 고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동생 구본능 회장의 아들 구광모가 2004년 구본무 회장 양자로 입적해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을 이은 것이다. 구본준 회장은 LX그룹으로 독립하면서 LG그룹의 또 다른 불문율인 '분가 원칙'을 지키게 됐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이날 거래소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중인 LG 지분 7.72% 중 4.18%를 외부 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또 구본준 회장은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부터 이어져 온 사회공헌에 동참하고 LG그룹이 범LG그룹을 대표해 의미 있는 사회공헌사업을 지속해줄 것을 기대하는 취지에서 LG 지분 1.5%(약 2000억원)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 LG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이 보유한 LG 주식은 2.04%로 감소하고, 구형모 LX홀딩스 상무 등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지분은 2.96%만 남았다. 이에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이 충족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구광모 LG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 9인은 보유중인 LX홀딩스 지분 32.32%를 장외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돼 20% 할증된 가격으로 거래됐으며 거래대금은 약 3000억원이다. 현재 구광모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소폭 낮아졌지만 안정적인 경영권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 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LX홀딩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게 돼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LX그룹을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사는 이번 지분정리가 각각 시장에서 주식거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본연의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