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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중흥 품에 안겨도 '독자 경영' 전망...합병 어려워

-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 탄탄…도시정비사업도 청신호

- 대우건설, 독자 경영 상태에서 최정상 유지

  • 기사등록 2021-10-22 10: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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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형 기자]

대우건설(대표이사 김형)이 호남기반의 중흥건설그룹(회장 정창선) 품에 안기게 되면서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1973년 김우중 당시 대우실업 대표이사가 영진토건을 인수한 것을 창립 연도로 보고 있다. 이후 ㈜대우, 한국자산관리공사,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으로 오너십 변경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워크아웃을 경험하기도 했다. 


내년이면 대우건설은 중흥건설그룹 품에 안기게 된다. 네번째 주인을 맞게 되는 셈이다. 현재 마지막 절차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흥건설그룹측은 "현재 실사 마무리 단계이며 앞으로 한 달간 SPA(주식매매계약)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기업결합심사를 받고나면 내년 상반기 딜(deal)이 클로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 경영 전망...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탄탄


중흥건설그룹 품에 안기더라도 대우건설은 한동안 독자 경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우건설이 현재 독자 경영 상태에서 업계 최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그간 수차례의 오너십 변경에도 업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6~2009년 3년 동안 시공능력평가 1위를 기록했고, 올해 시공능력평가 5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이같은 성과의 근간에는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가 있다. 대우건설은 일반에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로 잘 알려져 있다. 푸르지오는 대우건설이 워크아웃 기간이던 2003년 기존의 '대우드림타운' 후속으로 새롭게 내놓은 아파트 브랜드였다. 푸르지오는 론칭하자마자 성공을 거두었고 대우건설은 여기에 힘입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대우건설의 현재 주력사업이 건축 공사가 된 것도 푸르지오 덕분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매출액 2조2074억원 가운데 주택·건축 부문이 1조4090억원(63%)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 서구 연희공원 푸르지오 라-끌레르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도시정비사업 성과, 서울 흑석 재개발 수주


푸르지오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대우건설은 최근 도시정비사업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국내 건설사들의 새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서울 흑석11구역 재개발(4501억원), 상계2구역 재개발(2865억원),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1835억원) 등을 따내 2조7421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이번 과천주공 5단지까지 따낸다면 신기록도 무리 없는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라선 5위를 기록했다. 2017년 3위를 기록하던 대우건설의 시평 순위는 4위(18년), 5위(19년), 6위(20년)로 해마다 한 단계씩 떨어지다가 올해 반등했다.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액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온전히 대우건설의 성장세로 인해 비롯된 결과는 아니다. 물론 올해 대우건설의 시평액은 8조7290억원으로 지난해의 8조4132억원보다 3158억원 증가했다. 다만 순위 상승의 주 요인은 올해 DL이앤씨(옛 대림산업) 분할이다. DL이앤씨의 분할로 인해 지난해 DL이앤씨 아래에 위치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한 단계씩 올랐다.


◆합병,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우건설→중흥 파견 근무' 가능성 


이처럼 대우건설의 현재 경영성과가 양호하다 보니 "이미 잘하고 있는 데 리스크를 감수하며 뭔가를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우건설과 중흥건설의 합병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급여가 중흥건설보다 높은 편이어서 합병할 경우 중흥건설그룹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부문 인력이 중흥건설그룹에 파견근무하는 형식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흥건설그룹은 해외 사업 부분의 트랙 레코드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경영진에는 정중동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는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상무, 삼성물산 시빌사업부장 부사장,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지냈다. 40년을 건설 현장에서 보낸 건설업계 '산 증인'이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

최근 정진행 현대건설 전 부회장이 대우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흥건설그룹측은 "어떤 연유로 보도가 됐는지 모르겠다. 중흥에서는 모르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건설의 올해 실적은 양호하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23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811억의 2.3배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524억)의 2.6배 수준인 1390억으로 좋은 실적을 이어 나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16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비 6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도 2조5000억원으로 전망돼 전년동기 매출액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중순 대우건설 주가는 최고점(6월 4일. 9540원)을 찍기도 했다. 


최근 3년간 대우건설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분양실적이 1만6000세대로 연간 목표인 3만5000세대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해외수주가 부진했지만, 국내 주택은 초과 달성돼 주택 매출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건설 매각 이슈와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주택매출 확대 또한 상승 요인이다”라며 “중흥건설로 매각이 결정돼 향후 추가적인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낮고, 해외보단 국내 주택사업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등 밸류에이션이 확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moldaurang@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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