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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알-카타니 대표 ‘2년차’… 위기에도 실적UP. 비결은

- 2Q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영업이익 5417억, 컨센서스 27%↑

- 코로나19 위기에도 지난해 하반기 실적 반등

- 알-카타니 대표, '업력 30년' 노하우

  • 기사등록 2021-07-21 18: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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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국내 정유사 '빅4'에 속하는 에쓰오일(S-Oil. 대표이사 후세인 알-카타니)의 2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로 예상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취임한 후세인 알-카타니 대표는 한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사진=에쓰오일] 

◆2Q 실적, 컨센서스 상회 전망…윤활유 부문 영업익 기대


신영증권은 에쓰오일의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을 5417억원으로 예상했다.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4258억원을 27%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1분기에 비해서는 14%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이다. 특히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올해 1분기 대비 15%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도 에쓰오일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265억원으로 컨센서스(3906억원)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이익증가와 화학∙윤활기유 수익성 호조 덕분이다. 지난 6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도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587.6원을 기록했다. 탄소중립 기조 등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유 수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원유 가격 상승폭을 제품 가격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싱가포르의 정제마진은 올해 초와 비슷한 배럴당 1~2달러 선을 유지하며 정유사 손익분기점(BEP)인 5~6달러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 업계 평균 정제 마진은 배럴당 2.2달러로 파악됐다. 이처럼 원유 공급 불안정에 따라 주력인 석유사업이 주춤하자 에쓰오일을 포함한 정유사들은 윤활유 사업 등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른 전 세계적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대유행 등으로 생각보다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가 살아나면 자연스럽게 정유마진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에쓰오일은 국내 윤활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사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Seven)'을 인도 현지에서 제조 및 판매하는 등 윤활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에쓰오일 빌딩. [사진=더밸류뉴스]

◆후세인 알-카타니 대표이사 취임 2년…지난해 영업흑자전환 


지난 6월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그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사인 사우디 아람코(Aramco Company)에서 잔뼈가 굵었다. 경영에 정통해 에쓰오일의 전략적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취임 직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영업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알-카타니 대표이사가 취임한 2019년 중순 에쓰오일의 실적은 '빨간불'이었다.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와 정제마진(원유 가격과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차이)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2019년 영업이익 4200억원으로 전년비 34.13%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1, 2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 2분기의 영업손실은 각각 1조원, 1643만원이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항공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폭락이 치명적이었다. 당시 정제마진은 4월달부터 6월 중순까지 1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에쓰오일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이. [이미지=에스오일]

그렇지만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취임 2년차인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국내 4개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흑자(817억원)를 기록하는 반전을 선보였다.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은 주춤했으나 화학 및 윤활유 사업의 실적호전이 긍정적이었다. 산화프로필렌, 윤활기유 등 석유화학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폴리우레탄 원료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 등이 증가하며 수요가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에쓰오일의 매출액은 5조3447억원으로 전년비 2.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어려움을 겪었던 정유부문이 영업이익 34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윤활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비 62.47%, 47.89% 급등하며 전 부문에서 웃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고도화시설(RUC&ODC)도 4분기부터 풀가동하는 등 호재가 겹친 결과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3408억원을 크게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유가상승 효과로 정유 및 윤활유 부문의 수익성 향상에 기인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알-카타니 대표, '30년 업력'… 자유로운 기업문화 추구 


이러한 에쓰오일의 위기 극복 비결에는 알-카타니 대표의 역시 ‘업력 30년’ 내공을 빼놓기 어렵다.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Aramco Company)에서 29년간 근무했고 지난 2016년에는 아람코의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쉘 정유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사우디 킹파드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에서 최고경영자 수업을 받았다. 


알-카타니 대표이사는 실적 부진 시기에도 사업부문 안정화와 조직문화 개선, 고도화시설 가동을 진행했다. 에쓰오일의 한 직원은 “알-카타니 대표이사 취임 이후 MZ세대의 트렌드에 맞게 직원 복지나 소통 창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에쓰오일 사옥 휴식공간 라운지에서 직원들이 담소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알-카타니 대표 부임이후 주52시간제 정착을 위해 PC 오프(OFF)제를 시행했다. 또, 정시 퇴근을 장려하고 있다. 이전부터 존재한 매주 금요일 청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Jean’s Day’를  아예 확대 시행해 지난해부터는 직원들이 요일에 상관없이 자율복장으로 근무하는 등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알-카타니 대표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패러다임에 맞춰 새로운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 진행중이며 착공시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를 포함한 시설로 구성된다. 에스오일 담당자는 “석유화학 비중 향상에 따라 정유사업부문의 부담을 줄이고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기존사업의 강화 뿐 아니라 신사업 진출도 모색중이다. 에스오일은 수소의 생산 및 유통, 판매까지 담당하는 수소 산업 전반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오일 관계자는 “지난 3월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FCI(Fuel Cell Innovations)회사의 지분 20%를 매입했으며, 이를 발판삼아 수소산업 진입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주가 우상향…하반기 펀더멘탈 회복 전망


에쓰오일의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순 최저점 5만300원을 찍으며 5만~6만원 선에 머물렀지만 11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올해 2월에는 8만원대를 형성했다. 1분기 실적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자 9만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6일에는 최고가 11만1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에스오일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정유사업 부문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국제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유가 안정과 감산량 조절을 위해 6일 예정돼 있던 ‘OPEC+(오페크 플러스)’ 회의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충돌로 합의 없이 연장됐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UAE의 합의 결렬이 장기화된다면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우디와 UAE 두 국가가 타협을 보지 않는 한 OPEC+ 정책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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