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그룹 웰크론(회장 이영규)이 코로나19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들이 코로나19와 관련돼 있어 수익성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마스크 수요UP
웰크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302억원, 영업이익 198억원, 당기순이익 101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15.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98.2% 급증했고,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수익성 개선이 더욱 두드러진다. 모기업 웰크론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237억원으로 전년비 20.8%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전년비 156.8% 급증했다.
모기업 웰크론의 이같은 실적 개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 MB필터 매출이 전년비 두 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웰크론은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설비를 3대에서 4대로 증설하고, 마스크용 제품생산 비중을 80%까지 높였다. 웰크론헬스케어가 출시한 블랙마스크도 양호한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침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의 하나인 세사(SESA) 리빙 매출도 꾸준히 유지됐다. 세사는 웰크론의 브랜드명으로 이 회사가 생산하는 이불, 커튼, 침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00년 프리미엄 생활용품 브랜드로 처음 출시된 세사는 피부 친화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전국의 유명 백화점 60여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세사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원재료가 고기능성 극세사이기 때문이다. 극세사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직경 1 마이크로미터=1/1,000,000m)에 불과한 고기능성 섬유로 세정력, 수분 흡수력, 피부 친화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극세사를 활용해 만드는 극세사 클리너(세제용 티슈)는 2000년부터 미국 3M에 독점 공급돼 세계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산업용 극세사 시장 점유율 1위(20%)를 기록하고 있다.
◆청년실업난 해소에도 앞장
웰크론은 청년 실업난 해소에도 앞장서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공채 8기 신입사원 9명을 선발했다. 웰크론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지만 웰크론그룹은 2013년부터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채용은 20 대 1 가량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실무진 면접과 인적성검사, 2차 임원면접 3단계 전형을 통과한 9명이 최종합격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웰크론한텍 건설부문 및 웰크론한텍 플랜트부문에서 근무하게 된다.
웰크론그룹은 지방 근무자와 원거리 출퇴근자를 위한 기숙사,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카페테리아와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사제공은 무료이며,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가 지원되고 있다.
◆이영규 회장, 섬유 비즈니스 전망 믿고 창업
웰크론 그룹의 출발은 이영규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은성코퍼레이션이다. 동양나이론(현 효성)에 이어 섬유수출 기업 약진통상에서 근무하던 이 회장은 일본 섬유제품 전시회에 참석했다가 섬유 비즈니스가 '구닥다리' 사양 산업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의류, 이불 등에만 쓰이는 줄 알았던 극세사가 안경닦이로 출시된 것을 보고 부가가치가 크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후배 두 명과 서울 강남 포이동의 소박한 건물에 6.6㎡(2평)짜리 사무실을 얻어 창업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0년 미국 3M에 극세사 클리너를 독점 공급하면서 외형이 커졌다. 3M에 극세사 클리너를 독점공급하기까지의 일화는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앞서 1998년 이 회장은 미국 클리너 전시회에서 우연히 만난 3M 구매 담당자에게 주문받지도 않은 샘플을 2년 넘게 보냈다. 1톤 트럭 3대 분량이었다. 3M 구매 담당자가 이 회장의 정성에 감동해 제품 요청을 한 것이 웰크론 성장의 출발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