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4일 앞두고 발표된 경제성장률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록 '속보치'지만 3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대치인 33.1%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향후 상황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역대급 성장은 착시에 가깝다는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웨이 코넬대 교수는 “실직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겐 이런 GDP 증가율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3.1%(연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4년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 CNBC는 미국이 1950년 1분기 16.7%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이같은 GDP 급상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9% 하락했기에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경제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CNBC는 기업의 수출 회복과 내수 소비 증가, 부동산 투자 등이 GDP 상승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경제 규모가 5%를 후퇴하며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등 경제 제재가 이어지며 –31.4%를 기록해 73년 만에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다만 3분기의 ‘깜짝 실적’ 이후에는 다소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CNBC는 “3분기 경제성장률은 매우 훌륭했지만 미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보건·경제 위기에 아직도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도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등 주요 지표가 양호해 소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전 10시 4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31포인트(0.31%) 상승한 26,602.2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69포인트(0.72%) 오른 3,294.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6.86포인트(1.15%) 상승한 11,131.72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주요 지표와 코로나19 확산 상황,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등을 주시했다.
한편,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늘 강력한 경제성장을 약속해왔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를 역이용해 트럼프가 미국 경제를 수렁에 빠뜨려왔다고 비난해왔다”고 전했다. 대선의 핵심 의제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히는 경제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