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너무 많은 종목을 담다 보면 결국 소액으로 수익과 손실이 왔다 갔다 하는 꼴이다. 이제는 개인이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수 가치주를 발굴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수익이 날 것이다”
개인주식 강연을 하고 있는 김의진(가명, 46세)의 말이다. 많은 종목에 투자하라는 뜻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에서 유명한 관용구이다. 펀드는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담는 분산투자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펀드 수익률 약세와 더불어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대거 출현하면서 오히려 개인투자자가 잘 고른 소수 종목들이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41조1771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주식형펀드 수요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연초 대비 15조1616억원이 줄었으며, 최근 6개월간 유출액은 18조387억원에 달한다.
이와 반대로 개인 주식 투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9월 18일까지 주식시장 거래 대금은 4030조원으로, 하루 평균 20조1499억원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주식거래 대금은 497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19.7% 늘어난 수치이다.
올해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다. 올해 초 대비 카카오(035720)가 133%, 네이버(035420)가 60%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펀드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이 펀드에 들어간 투자금을 빼고 직접주식투자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골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들이는 데 반해 기관 투자자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 1~22일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4조623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8월(3조5632억원) 순매도 규모를 상회한다. 올해 들어 기관은 3월 빼고 모두 코스피시장 주식을 팔았는데 특히 6월(2조7108억원), 7월(3조636억원), 8월(3조5632억원) 3개월 동안 10조원 넘게 내다팔았다.
이는 기관이 펀드 환매를 위해 주식을 파는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로 간접 투자를 하던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위한 돈을 찾으니, 기관은 환매해줄 돈을 주려면 갖고 있던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9월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 금액은 외국인(6098억원)의 7배에 이른다”며 “이는 시장에 대한 전망보다는 개인 고객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녕하십니까. 더밸류뉴스 인턴기자 허동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