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7일(현지시간)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하겠다는 얘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가 기존 상승 목표치인 2% 이상으로 상승해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노동 시장 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장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Fed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위원 모두의 만장일치로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통화정책전략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물가상승률을 2%가 유지하도록 통화정책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물가가 2% 이상 상승해도 일정기간 평균 2%로 관리된다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Fed는 기존에는 2%의 물가 목표제를 유지해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성명에서 "경제는 항상 진화하고 있으며,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은 새로운 도전에 맞게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통화정책전략 개정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고용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10% 수준인 실업률이 상당폭 낮아질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잭슨홀미팅 연설에서도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파월의장은 “많은 이들이 Fed가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데 어색해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물가는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Fed의 발표 이후 금융시장은 즉각 움직였다. 미 국채금리는 Fed 발표 직전 0.658%수준에 있었지만 발표 직후에는 0.710%수준까지 급등했다. 기준 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에 국채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달러가치는 급락했다.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2.573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93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오전10시 현재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 S&P500지수는 0.37% 상승했지만 나스닥지수는 0.11% 하락중이다.
한편, 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방은행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1978년부터 열리기 시작했으며 1985년까지는 미국의 농업 관련 주제를 다루다가,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정책 및 금융시장에 관한 주제들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주요 경제학자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시장에 파급력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다. 2005년에는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Raghuram G. Rajan)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언급했고 2010년에는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준 의장이 2차 양적완화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열리는 해의 경제 현안에 따라 주제가 정해지며, 주로 해당 주제에 대해 중앙은행이 어떻게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계의 통화정책 기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