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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하이트진로 회장 장남 박태영 부사장 집유, 한화와 다른 케이스..."경영권승계 목적"

  • 기사등록 2020-05-19 23: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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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한화그룹이 공정위로부터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10대그룹 중 처음으로 제재 착수에 들어간 사건과 앞서 같은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하이트진로그룹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이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받은 사건이 서로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한화와 달리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해 특정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 준 것 때문에 처벌이 무거웠던 것.


(왼쪽부터)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장남 박태영 부사장 [사진=더밸류뉴스(하이트진로그룹 제공)]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부장판사는 지난 7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박 부사장은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이다.


같은 회사 김인규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 김창규 상무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이트진로 주식회사 법인에도 2억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박 부사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거래 과정에 끼워 넣는 일명 '통행세' 방식 등으로 수십억원의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 준 혐의로 기소됐다.


하이트진로의 인력(5억원), 맥주캔 원료인 알루미늄코일 통행세(8억5천만원), 밀폐 용기 뚜껑 통행세(18억6천만원) 등을 서영이앤티에 지원했다.


또 하도급비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11억원을 우회 지원해 서영이앤티가 100%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유리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통행세 지원과 관련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이런 범죄가 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 부사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업체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수백억원대로 불어나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지원행위는 박태영의 경영권 승계 비용을 보전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판로개척 등 경영판단은 개입돼 있지 않고, 오직 박태영의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행위로 참작할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맥주캔, 알루미늄코일, 밀폐용기 뚜껑 등으로 지원 대상이 달라진 과정을 두고도 "미필적으로나마 위법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위법을 발굴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다만 서해인사이트 주식 매각과 관련한 혐의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해 총 1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박 부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와 기소에 이르렀다.


한화그룹 총수일가 지분 계통도 [사진=더밸류뉴스(공정거래위원회 제공)]한편, 한화그룹의 경우 '일감몰아주기' 대상 기업인 한화S&C가 물적분할한 에이치솔루션에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을 비롯,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3형제의 지분이 있지만 경영권승계와는 무관해 이번 공정위 제재 착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움직임이 커지자 한화S&C는 2017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 갖고 있다. 총수 3세 삼형제의 지분이 100%인 회사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3대 주주(4.2%)이다. 한화시스템(14.5%)의 3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5월 한화S&C를 합병하고, 지난해 상장하면서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훌쩍 컸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에이치솔루션의 보유 지분가치가 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도 갖고 있는데, 이 회사는 다시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갖고 있다.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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